매일신문

[황환수의 골프 오디세이] <33>호황 골프장, 서비스 개선 뒷전

그린 관리 안하고, 그린피 올릴 궁리만

그린 스피드와 그날의 풍속 정도를 알기 쉽게 입구 전자현황판으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골프존 선산컨트리클럽.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그린 스피드 등에 대한 정보를 이용객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린 스피드와 그날의 풍속 정도를 알기 쉽게 입구 전자현황판으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골프존 선산컨트리클럽.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그린 스피드 등에 대한 정보를 이용객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국내 골프장들은 해외 골프 여행길이 막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야외 스포츠 공간으로서의 특성에 힘입어 성업 중이다. 최근에 김해의 골프장 고객과 제주 중문의 골프장 캐디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나는 등 골프장도 코로나19 청정지역이 아니며 안심할 수 없는 공간임이 드러났지만, 이용객들의 발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많은 업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고객들이 늘어나고 밀려들어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 라운드를 운영하는 골프장들은 3부 밤늦은 시각까지 예약이 가득 차 일부 고객들의 예약을 받지 못한다고 할 정도이니 메뚜기 한철의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표정 관리에 바쁘다.

그러나 비상시국의 호황 속에서 골프장들이 고객에게 배려와 감사의 서비스를 하기는커녕 일부에서는 카트비 인상으로 배짱영업을 하고 있어 골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카트비는 그렇지 않아도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린피에 속하기도 하는 성격의 카트 비용을 더 올린다는 것은 고객들의 불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장사가 잘 되니 요금을 슬쩍 더 올리는 행태는 찾아주는 고객에 대한 감사함은 없이 고객들의 주머니를 더 울궈내는 데 골몰한다는 것으로 분노를 유발케 하는 상술이다.

또 올 여름에는 오랜 장마와 예년에 비해 덜 무더운 날씨로 그린 잔디가 녹아내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부 운영을 하지 않는 골프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그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그린이 제 속도를 유지해야 골프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돈벌이에 눈이 멀어 그린 관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지경이다. 골퍼들에게 그린 속도는 언제나 최대의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에게 그 날의 그린 평균속도를 알려주는 현황판은 골프존 계열 선산컨트리클럽과 감포제이스클럽,그리고 대구컨트리클럽등 일부를 제외하곤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이처럼 질 낮은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일부 골프장들이 여러 이유를 내세워 그린피를 또다시 인상할 궁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고객은 나 몰라라 하고 자신들의 이속만 챙기는 처사로 요금 인상은 가격대비 품질의 향상이 이어질 때 고객들이 받아들일 수 있음을 살펴보길 바란다. 골프장들의 평판은 나중에 골프장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져 고객들이 골프장을 선택할 때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일부 골프장들이 서비스 개선을 외면한 채 이용료 인상에 골몰하는 것은 장래의 기업 생명을 갉아먹는 단견의 경영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야외 연습장들도 마찬가지다. 실내 연습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폐업한 곳들이 많았지만 야외 연습장들은 고객이 급증함에도 고객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극도로 낡은 연습볼은 딤플이 이미 사라져 제대로 된 비행 방향을 알고 싶은 고객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채 방치된 야외 연습장들이 적지 않다. 수성구 한 야외 연습장은 법적으로 지켜야 할 왼손 타석을 오른손 골퍼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명분으로 황금시간대 이용 제한과 더불어 업주가 등록 제한까지 카운터 직원에게 지시하는 등 이익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 골프장업의 호황으로 쌓이고 넘쳐나는 이익금을 서비스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는 고객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니 흘려듣지 말길 바란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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