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 중심' 교통문화…보행자 위협 '우회전' 집중단속

대구경찰청 4개 기동대 투입, 횡단보도서 계도…신임 청장 직접 지시
이영상 경찰청장 "사람 중심 교통문화, 보행자 사망사고 줄이는 마중물 기대"

7일 오후 대구 서구 남평리네거리 횡단보도에서 서부경찰서 교통경찰들이 보행자 신호등에 파란 불인데도 진입한 차량을 멈춰 세운 뒤 보행자보호위반 경고장을 발부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7일 오후 대구 서구 남평리네거리 횡단보도에서 서부경찰서 교통경찰들이 보행자 신호등에 파란 불인데도 진입한 차량을 멈춰 세운 뒤 보행자보호위반 경고장을 발부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자는 겁니다. 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대구경찰이 이달 들어 주요 네거리 횡단보도 앞에 경찰 인력을 배치했다. 교통법규 단속을 위해서가 아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통문화 조성을 위한 조치다. 보행자 통행을 위협하는 우회전 차량 등을 계도 중이다.

대구경찰청은 10월 말까지 홍보와 계도기간을 거쳐 11월부터는 신호위반, 보행자 보호위반 등 보행자 위협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 개선 아이디어는 신임 이영상 대구경찰청장의 출퇴근길에서 나왔다.

올 8월 부임한 이 청장은 "관사에서 대구경찰청까지 20분 정도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면서 보행자들을 많이 봤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손을 들고 건너거나, 차가 올까봐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 건너는 보행자들이 많았다"며 "횡단보도는 보행자에게 있는 최소한의 보호장치인데 횡단보도 위에 사람이 있는 데도 서지 않는 차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직전 경찰청 교통국장으로 재직하며 대구시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보행자라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껴왔고, 1년 전부터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슬로건을 활용한 홍보활동을 해온 터였다.

취임 한 달만에 사람 중심 교통문화 개선에 착수했다.

4개 기동대 소속 240여 명의 인력을 범어네거리, 만촌네거리, MBC네거리 등 주요 교차로와 사고 다발지역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특히 교차로 우회전 차량은 주요 단속대상이 된다. 신호에 상관없이 '사고만 나지 않으면 가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보행자를 위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은 매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주요 네거리와 횡단보도에서 계도활동에 나서고, 야간(오후 9시~12시)에도 활동을 이어간다.

이영상 대구경찰청장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게 문화인만큼 짧은 시간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하더라도 이번 홍보활동이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는 마중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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