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주의국 '이석간경험방'엔 "음식으로 병 다스렸다"

조선시대 최초 지방공립의료기관

조선시대 식치음식(죽)을 재현한 죽상. 마경대 기자
조선시대 식치음식(죽)을 재현한 죽상. 마경대 기자

"조선시대 의국에서는 음식으로 병을 치료했습니다."

경북 영주시가 조선시대 첫 지방 공립 의료기관이었던 영주의국(영주시 가흥동 구학공원 내)에서 유의(儒醫)로 활동한 이석간의 저서 '이석간경험방'(李碩幹經驗方)에 대한 연구용역에서 민간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 사실이 확인됐다.

영주시는 8일 시청에서 이석간경험방 학술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역사적 문화적 가치 고증, 영주의국과 연계한 이석간경험방 발전 방향 제시, 관광자원과 연계한 발전 가능한 문화콘텐츠 개발 방안 등을 제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석간경험방에는 특정 효능을 위해 멥쌀과 찹쌀, 좁쌀, 녹두, 율무 등을 밀과 생동쌀, 검은 참께, 들깨, 팥과 섞어 만든 죽과 시즙(된장 발효 조미료)을 식치(食治)로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잡곡의 약성을 응용한 26가지 활용법과 39종의 효능, 30가지의 금기음식과 배합 금기사항을 수록해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 사용된 식치는 소백산에 자생하는 토종 약재와 영주지역 민간 식용자원을 썼던 것으로 수록돼 있다.

연구진은 특히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 조선시대 식치문화를 현대에 접목, 영주지역의 특색 있는 향토음식으로 브랜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식치 전문가 양성 및 식치문화관 건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상우 책임연구원은 "이석간경험방은 문화·역사·의학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자원"이라며 "영주시가 조선시대 식치 문화 연구·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장욱현 영주시장은 "이석간경험방은 조선시대 영주지역의 식문화와 전통의학을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인 만큼 다양한 문화콘텐츠 발굴, 지역음식과 연계한 활성화 방안 등을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이석간경험방 학술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있다. 영주시 제공
이석간경험방 학술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있다. 영주시 제공

한편 이날 보고회에는 영주향토음식위원들과 향토사학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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