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위기 속에 빛나는 대구형 주민참여예산제

김화자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부위원장

김화자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부위원장
김화자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부위원장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2015년 민선 6기 출범 이후 시행했으며 올해 5년 차가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움도 많았으나 시의회에서 조례를 개정하고 대구시의 심도 있는 계획 수립과 정책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주민참여예산제가 되었다.

하지만 금년은 연초부터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대구 시민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고, 주민참여예산제도 분과위원 구성이나 총회를 제때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까지는 100여 명의 주민참여예산위원이 한자리에 모여 운영위원을 선출하고 서로 상견례도 했으나 올해는 부득이 비대면 온라인을 통해 총회를 하고 각 위원회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은 분과위원회별로 온라인과 소규모 대면 회의를 개최하면서 모두가 열성적으로 주민제안사업을 심사·평가한 결과 2021년 예산으로 편성할 사업을 온라인 총회를 통해 좋은 안건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대구시 온라인 총회에는 2만4천여 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3천400여 명이 참여한 것에 비하면 7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240만 대구 시민의 1%가 참여한 것이다.

올해 총회는 단순 수치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OMR 카드 방식 도입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주민참여예산제를 친근하게 경험할 기회를 제공했다. 151개소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주민참여예산 현장투표소는 직접 투표지에 사업을 기입하는 체험을 통해 주민들이 주민참여예산을 좀 더 가깝고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주민의 손으로 선정한 사업들은 총규모 150억원이며, 분야별로 살펴보면 '두류공원 와이파이 설치 사업' 등 시정참여형 68건에 89억원, 북구 '저출산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톡톡 아이디어 지원 사업' 등 지역 참여형 140건에 40억원, 서구 비산2·3동 '청소년이 만드는 축제 와! 와!' 사업 등 읍면동 지역회의 지원 사업 190건에 20억원이다.

우수 사업에는 시정참여형 분야 '대구 지하철 화장실 온수 사업', 지역참여형 분야 달성군 '현풍 백년 도깨비시장 청년몰 홈페이지 구축·운영 사업', 읍면동 지역회의 분야는 달서구 이곡1동 '학교 앞 횡단보도 옐로 카펫 설치 사업'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아 최우수 사업으로 결정됐다.

2015년부터 시작한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는 그동안 구·군 통합 공모, 139개 동 지역회의 운영 등 파격적인 시도로 2018년 우수, 2019 최우수를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도 코로나로 인하여 사업에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사이버 예산 아카데미 구축, 온라인 총회 등 발 빠른 비대면으로의 전환과 TV, 라디오, SNS 등 비대면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내년도 주민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150억원이라는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대구시가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참여예산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 기회를 제공하고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지며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풀뿌리민주주의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년에도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더욱 발전하는 대구형 주민참여예산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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