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 법이산 봉수대' 대구 첫 봉수문화재 지정

역사적 문헌자료와 발굴조사 결과가 일치해 학술적 가치 커
수성구 “봉수대 복원·정비해 교육·관광자원 활용방안 모색”

대구 수성구 법이산 봉수대 전경.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 법이산 봉수대 전경.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 법이산 봉수대(烽燧臺; 봉화를 올리던 둑)가 대구시 최초 봉수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사적 문헌자료와 일치해 학술적 가치가 높은 데다, 지역의 조선시대 군사통신 경로를 알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이 일대 발굴조사가 진행된 건 지난해부터다. 해발고도 335m에 법이산 봉수유적이 있었지만 그간 용지봉으로 향하는 등산객과 산의 수목 등으로 훼손될 위험이 컸던 터였다.

발굴조사 결과 법이산 봉수대의 평면형태는 배 모양인 주(舟)형으로, 방호벽 둘레가 106.5m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륙지역 봉수대의 평균 둘레가 70~80m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큰 편이다.

또 내·외부로 드나들 수 있는 출입시설 2곳과 기우단 관련 시설 2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후기 각 읍지를 모은 '여지도서(輿地圖書)'와 '대구부읍지' 등에 기록된 역사적 문헌자료와도 일치해 학술적 가치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청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올 2월 대구시에 시 기념물 지정을 신청했다. 대구시 문화재위원회도 심의를 거쳐 이달 10일자로 대구시 최초의 봉수문화재(시 기념물 제18호)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기념물 지정과 더불어 관련 연구는 진행형이다. 특히 법이산 봉수대 환경보존 연구는 도심 속 문화재 보호를 위한 필수과정이다. 지난달 착수한 '법이산 봉수대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조사' 용역이 그 맥락에 있다.

대구 수성구 법이산 봉수대 전경.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 법이산 봉수대 전경. 수성구청 제공

수성구청은 이와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법이산 봉수대 복원사업과 정비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할 형편이다. 현재 법이산 봉수대는 방호벽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고, 비바람으로 인한 방호벽 유실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봉수대 전면을 방수천막으로 덮고 펜스를 설치해둔 까닭이다.

수성구청은 빠른 대처를 위해 시·구비 총 5천만원을 편성해 내년부터 종합정비계획을 추진한다. 법이산 봉수대 원형 고증 및 역사적 의미 등을 분석하고, 봉수대 복원과 주변 정비를 통해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법이산 봉수대의 시 문화재 지정으로, 대응 봉수대인 성산 봉수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수성구 고산지역 남천 인근에 있던 성산 봉수대는 그간 경작지로 사용되면서 일부가 훼손돼 최근 긴급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성산 봉수대는 세종 7년(1425년)에 편찬된 '경상도지리지'는 물론 조선시대 전 시기에 걸쳐 존재가 확인된 바 있다. 약 500년 가까이 노선 변동 없이 남서쪽의 법이산 봉수대에서 신호를 받아 북동쪽 경산 시산 봉수대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했다.

앞서 전체 면적(693㎡)의 10% 가량을 조사하는 시굴조사 결과 성산 봉수대 역시 주(舟)형에 둘레 103.3m로 대형 봉수대에 해당하는 법이산 봉수대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성구청은 성산 봉수대의 문화재 지정도 함께 검토하는 한편, 법이산 봉수대를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대구지역 5개 봉수대 유적 중 2개가 수성구에 있는데, 수성구가 교통·통신의 중심지였다는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방 목적의 과거 통신시스템과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현재 통신시스템을 비교해보는 소중한 학습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관광과 교육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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