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전성시대가 배달시장의 급속한 변화를 부르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달 수요에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는 물론, 대형 유통업체 등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면서 펼치는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한편 급변하는 배달시장의 이면에는 배달기사 안전과 처우 문제가 여전한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배달시켜 먹자, 콜라도 잊지 말고"
배달 앱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 배달 앱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배달 앱 월간 사용자(MAU)는 지난해 8월 1천58만여 명에서 지난달 1천322만여 명으로 1년 새 약 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 사람당 월평균 앱 사용시간도 1.03시간에서 1.28시간으로 늘었다.
배달의민족이 MAU·사용 시간·사용 일수 등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배달 앱 절대 강자'의 위치를 재확인했고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통, 위메프오 등이 뒤를 이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사의 MAU를 합하면 모두 1천267만여 명으로 사용자 점유율로는 97.4%의 압도적인 수치였다.
덩달아 탄산음료시장도 성장세였다. 배달 주문량이 늘면서 배달음식을 시킬 때 빠뜨릴 수 없는 콜라와 사이다도 불티나게 팔렸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콜라와 사이다의 올 상반기 국내 매출은 각각 2천712억원과 1천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탄산수와 탄산이 가미된 에너지음료 매출도 9%, 10% 늘었다.
같은 기간 스포츠음료, 주스, RTD커피 매출이 각각 12.8%, 7.4%, 0.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 시국에서 탄산음료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빨라지는 배송, 전통시장도 배달
앞으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배달시장 성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달 앱 업체와 유통 대기업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면서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배달업체들이 전통시장에 배달서비스를 접목하면서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지난해 네이버가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달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쿠팡이츠도 지난 4월 '전통시장 프로젝트' 론칭을 알린 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또한 올해 전통시장 배달서비스 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가 전통시장 배달에 뛰어든 것은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배달 불모지였던 전통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직접 만든 반찬이나 간식 등 신선한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배달시킬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네이버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는 리뉴얼 이후 일주일간 거래액이 5배가량 늘었고, 지난 2분기에는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5배 급상승했다.
전통시장 배달서비스는 현재 수도권과 경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향후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배달인력 부족에 따른 배달시간 지연 문제는 인공지능(AI)이 해결사로 떠올랐다.
AI배차 기술을 활용하면 지리에 익숙지 않은 기사도 알고리즘에 따라 최적의 이동경로로 배달할 수 있다. AI배차 기술은 우아한형제들과 메쉬코리아가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터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AI배차를 이용할 경우 일반 배차 대비 음식점 픽업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43% 감소했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시간도 17% 줄었다. 전체 배달 시간은 26%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메쉬코리아 또한 지난 3~4월 AI배차 기술을 활용한 결과 부릉 라이더의 생산성이 11%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에 집중했던 백화점도 속속 배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에 이어 배달 사업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이달 중순부터 O2O(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 '달리자'와 손잡고 음식 배달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백화점도 오프라인 장사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급성장하는 배달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달기사 고용보험 의무화 추진
정부는 그간 줄기차게 제기됐던 배달기사 처우개선 문제를 해결하려 연말까지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임금 1.6%가량을 배달기사와 고용주가 절반씩 부담해 65세 미만 모든 기사가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기사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배달시장을 양성화하고 고용 안정성을 높인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배달대행업체에서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도 많은 만큼 대상에 따른 촘촘한 제도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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