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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 의원들의 추미애 모자 역성들기, 국민은 더 화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황제 휴가' 의혹을 입증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추 장관 모자(母子) 역성들기에 여당 의원들이 너도나도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평범한 부모를 둔 사병은 꿈도 못 꿀 특혜도 화가 나지만 여당 의원들의 터무니없는 역성들기가 더 화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과연 누구를 위한 집권당이며 국회의원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추미애 장관 부부가 아들 병가 문제와 관련해 민원을 넣었다는 '국방부 문건'과 관련해 "오죽하면 민원을 넣었겠느냐"며 "그 이야기는 장관 부부가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반전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민원을 넣은 사실이 오히려 '황제 휴가'가 문제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란 소리이다. 사고 기능이 정상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뒤집기' 해석이다.

이재정 의원의 '종합'도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서 씨의 휴가가 미 육군 규정과 한국군 규정 중 어느 것의 적용을 받느냐는 문제에 대해 "종합적인 체계하에서 군의 해명도, 서 씨 측 해명도 병립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국민을 조롱하는 말장난이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니 황희 정승이 이 의원 몸을 빌려 환생(還生)이라도 했나?

이에 앞서 서 씨 측 변호인은 서 씨가 복무한 카투사는 미 육군 규정을 적용받아 '황제 휴가'가 문제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방부는 카투사도 휴가 등 일반 인사는 한국군 규정에 따른다고 반박했다.

우상호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카투사는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며 "카투사에서 휴가를 갔느냐 안 갔느냐,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 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역시 '황제 휴가'가 문제없음을 '입증'하려다 나온 헛소리였다. 카투사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이 쇄도하자 우 의원은 곧바로 사과했다. 이렇게 사과할 것을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뱉어냈나? 언행이 가볍기가 깃털 같다는 말 그대로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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