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실 반도 안 찬 대구 호텔업계 "별수 없이 폭탄 할인"

코로나 재확산에 반등 물거품…하반기 연기된 행사마저 표류
예약 계속 취소된다면 연말 줄휴업 불가피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대폭 감소한 대구 한 호텔 라운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대폭 감소한 대구 한 호텔 라운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지역 호텔업계가 연중 이어지는 불황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상반기에 연기됐던 행사가 올 하반기에 몰릴 것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암초에 부딪친 탓이다.

업계는 대규모 할인행사 등의 고육지책은 물론 휴업 카드까지 쓰며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노보텔 대구는 올 4월부터 이달 말까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호텔 측은 설비와 시설물 점검과 보수를 휴업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업계는 사실상 코로나19 영향이 적잖아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숙박요금을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곳도 적잖다. 금요일이던 11일 한 숙박업소 예약 앱에서 대구시내 한 호텔의 경우 하루 숙박비용 39만원 상당의 객실을 67% 할인해 13만원대에 내놓기도 했다. 객실 예약이 몰리는 금, 토요일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할인폭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대구지역 대표 호텔인 호텔인터불고는 최소 인원만 남긴 채 나머지 직원들을 쉬게 했다. 직원 상당수가 일주일에 한두 번 출근할 정도로 휴무율이 높은 편이다. 이밖에도 휴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랜드호텔, 아리아나호텔 등 주요 호텔들도 고육지책으로 간신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상반기 한차례 매출 감소를 겪었던 대구 호텔업계는 매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게 됐다며 최악의 경우 연말쯤 줄휴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역 한 호텔 관계자는 "최소한 객실이 절반 이상은 차야 적자를 면할 텐데 지금은 객실 점유율이 30%도 안된다"며 지역 호텔들이 구조조정과 매출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하반기로 연기된 행사가 적잖았는데 지금 전부 보류된 상태다. 하반기 예약까지 줄줄이 취소된다면 연말쯤 잠시 문을 닫는 호텔들이 잇따라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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