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별별 농부연습]8. 예비귀농인은 무엇을 원하는가?

공동기획: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공동기획: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영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의 리빙랩 마지막 과제는 귀농인의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지자체의 대책이나 계획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최기문 영천시장과 입주민 그리고 귀농인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키로 했다. 리빙랩팀은 영천시장과의 좌담회를 추진했으나 연이은 태풍과 코로나로 좌담회는 서면으로 대체됐고 서로의 질문과 답변은 이메일로 주고받기로 했다.

대담자로 체류형센터의 입주민 오동균 황진억 이용직씨와 배영규 자양면 보현4리 이장, 귀농인 최제씨 그리고 계명대학교 김주연학생이 참여했다. 대담은 체류형센터의 개선점들과 귀농귀촌인의 어려운점 그리고 지자체의 귀농귀촌에 대한 지원과 계획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서면질문과 답변을 좌담형식으로 정리했다.

지난해 12월 영천시 자양면 보현산 자락에 개소한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준공식에서 최기문 영천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지난해 12월 영천시 자양면 보현산 자락에 개소한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준공식에서 최기문 영천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사회(김응호교수): 영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설립은 영천시의 귀농귀촌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 점에서 입주민 뿐 아니라 예비농부들로 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입주민의 생생한 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체류형센터 입주민자치회 오동균 회장님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오동균: 영천시가 지난해 처음으로 문을 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의 첫 입주민이 되어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 책임감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지만 교육내용과 운영 등에 아쉬움도 있습니다.

◆최기문시장: 올해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을 계획보다 늦은 5월에 시작하게 되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체류형센터 운영이 올해 첫 시작이라 입교생들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위탁교육이나, 자체 전문지도사를 활용하여 일관성 있게 교육을 추진, 업그레이드된 농부연습장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오: 농업기술센터와 체류형 센터와의 거리가 멀어 입주민과의 소통이 아쉽습니다. 좋은 환경과 좋은 시설을 갖췄지만 상근 근무자 배치등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시장: 체류형센터와 농업기술센터가 멀리 떨어져, 입주민들과의 소통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직원의 상근 근무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공무직 또는 공무원을 주 3일 근무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습니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업관련 영농지도, 기술보급등 농업관련 사업을 담당하므로 체류형센터에만 집중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양해를 바랍니다. 하지만 더욱 나은 방향으로 운영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용직: 1년 교육이 끝나면 입주민에 대한 후속지원 사업이나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1년은 땅을 얻고 집터를 고르는데 부족한 시간이라고 여겨집니다. 빈집이나 매물로 나온 농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시장: 시골 빈집에 대해서는 지금도 지자체에서 연결고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착마을 조성이나, 타운형성 등에 대해서는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부분이라 장기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귀농인의 집은 지금까지 운영을 해왔으나 농민들과의 임대계약기간이 종료되면 계속 추진할 것인지 고민해야만 할 부분입니다. 대상자 신청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체류형센터 입주민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토록 하겠습니다.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입주민과 귀농인들이 귀농귀촌 활성화를 주제로 최기문 영천시장과 대담을 앞두고 질문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강선일 기자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입주민과 귀농인들이 귀농귀촌 활성화를 주제로 최기문 영천시장과 대담을 앞두고 질문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강선일 기자

◉사회: 영천으로 정착한 귀농인들이 영천시에 건의할 사항이나 정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배영규 자양면 보현4리 이장님부터 말씀해주십시오.

◆배영규: 시장님은 평소 마을주민과 귀농인의 갈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귀농귀촌인과 원주민과의 갈등은 귀농을 막는 큰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소통의 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장: 현재 영천시에서는 귀농인연합회 행사나 귀농인 한마음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귀농인들이 처음 마을에 입주하면서 인사하는 '집들이 행사'를 열어주고 이를 지원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분기별 1회 정도 읍면 단위로 개최할 예정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행사나 계획을 미루거나 보류 중입니다.

◆김주연(학생): 체류형 센터의 입주민과 마을주민이 어울려 연극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연극 공연은 귀농인과 원주민의 갈등을 해소하고 귀농인의 문화욕구도 충족시킬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시장: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나 각종 모임(공연연습 포함) 등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년 교육내용에 인문학, 문화 과정을 편성해 운영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최제: 귀농과 귀촌의 가장 불편한 점은 자녀교육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궁금합니다.

◆시장: 올해, 영천에서 13년 전에 없어진 분만 산부인과가 개원합니다. 병원에는 분만산부인과, 조리원, 가정의학과 등이 함께 갖춰져서 그 동안 원정출산을 해야 했던 임신부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출산양육지원금을 첫째아이 300만원, 둘째 500만원, 셋째 1000만원, 넷째 1,300만원까지 확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또 정부계획 보다 3년 앞서 올해부터 무상급식을 유치원까지 확대해 유치원 초 중 고학생 모두 급식비 걱정 없이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 젊은 귀농인의 유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영천 로봇폴리텍 대학이 내년 개교합니다. 영천시민이 입학하면 시에서 학자금을 100만원까지 지원합니다. 또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이자 연 1.5%, 5,000만원 한도, 3년간 지원)과 예식비 지원(100만원)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다자녀 산모보약지원, 세 자녀 이상 가족진료비 지원, 영유아 영양제지원,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사지원등 임산부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김: 지난해 귀농가구 유입수가 경북에서 의성 상주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시장: 영천시는 비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해 농사짓기 좋은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구, 포항, 울산 등 대도시와 인접하고 교통이 편리해 귀농하시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공기가 좋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전입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10여 년 전에 영남대 서길수 총장님이 자양면에 터를 잡으셨고 대구대 김상호총장님도 최근 고경면으로 이주하셨습니다. 앞으로 대구-영천 간 복선전철화 사업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 등이 가시화 되면 영천이 귀농·귀촌하기 좋은 도시로 더욱 각광받을 것 같습니다.

◉사회: 이제부터 더 나은 영천을 위한 제안을 했으면 합니다. 귀농귀촌유도를 위한 제안도 같이 해주셔도 좋을듯합니다.

◆황진억: 영천에는 귀농인 못지않게 귀촌인도 많습니다. 이들을 위한 경제적인 지원이나 다른 지원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소규모 농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농민수당 등입니다.

◆시장: 귀농귀촌인을 위해서 귀농정착지원사업(가구당 500만원),농업창업자금(세대당 최고 3억원)과 주택구입융자사업(세대 당 최고 7,500만원),농기계 임대료 50%감면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작물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귀농귀촌인들에게 역량강화교육지원 및 농업인-귀농인 멘토 멘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천시에 정착하여 행복한 인생2막을 준비 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황: 영천은 전국 재배면적 1·2위의 명성에 걸맞게 포도 복숭아 재배가 많습니다. 와이너리도 많아 놀랐습니다. 그러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시장: 과일축제, 와인페스타, 한우축제등을 통하여 홍보와 판매 기회를 많이 마련하고 있습니다. 좋은 홍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주변 대학과의 협력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황: 대도시 지자체 뿐 아니라 기업과의 자매결연을 통해 귀농귀촌을 유도하고, 영천농산물 판매도 겸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장: 영천시의 귀농인 인구 유입을 위해 지난 8월 4일 서울특별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내년부터 매년 여섯 세대가 체류형센터에 입교할 예정입니다. 업무협약을 통해 입교생들의 안정적인 유치뿐만 아니라 영천시 홍보도 이루어져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지자체 및 기업체와의 업무협약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오: 영천으로 귀농귀촌을 꿈꾸는 예비 귀농인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예비농부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시장: 평소 귀농은 대학입시 준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험생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고 성적에 맞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처럼 귀농인들 또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작물을 선택하고 거기에 잘 맞는 지역을 선택해야 합니다. 단순히 남의 말만 듣고 작물을 선택하고, 무리하게 농장을 확장시키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귀농 전에 본인의 마스터플랜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영천시의 유입인구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온 50-60대가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편리한 접근성과 전원생활이 가능한 도·농간의 장점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겠지요. 앞으로 영천으로의 인구 유입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긴 시간 질문과 답변 감사드립니다. 〈끝〉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강선일 기자 ksj@maeil.com

계명대 리빙랩 프로젝트팀

김응호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김호일 광고홍보학과 학생

김주연 송청빈 채인영 언론영상학과 학생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