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다. 겉으로는 위하여 주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해(害)하고 헐뜯는 사람이 더 밉다는 뜻이다. 말도 안 되는 언사들을 쏟아내 아들의 병역 의혹 사태에 더 불을 지르는 여당 인사들을 향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말을 던지고 싶을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페이스북에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未)복귀 의혹'을 공익 제보한 당직사병의 실명(實名)을 무단으로 공개하면서 별다른 근거 없이 '범죄자'로 규정했다. 황 의원은 "사건을 키워온 현○○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犯)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 과정에 개입한 공범 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황 의원은 실명 언급 부분을 '현 병장'으로 수정하고 '단독범' 표현을 삭제했다.
추 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27세 청년의 실명을 공개하고 범죄자로 낙인찍은 황 의원의 행태는 매우 잘못됐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정신인가"라며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범죄자 프레임 만들어 한바탕 여론 조작 캠페인을 할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추 장관과 아들을 두둔하려고 한마디씩 거들다가 여론의 역풍(逆風)을 초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상호 의원은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남국 의원은 '이번 공격은 국민의힘 당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군 미필자는 민주당이 더 많았다. 정청래 의원은 청탁 의혹을 '김치찌개 빨리 달란 것'에 비유해 여론의 공분을 샀다.
추 장관과 아들에 대한 민주당 비호가 점입가경이 아니라 점입추경(漸入醜境)이다. 적절치 못한 비유·해명에다 급기야 국민을 범죄자 취급까지 했다.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이는 지경이다. 이번 사태가 '제2의 조국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막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를 짐작 못 할 바 아니지만 금도(襟度)를 한참 넘었다. 궁지에 몰린 추 장관에게 아군(我軍)이 아닌 적군(敵軍) 같은 모습을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주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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