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야외활동 잦은 가을철 열성질환 주의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가을철 3대 전염병'
진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도 농촌지역 고령층 주의…치사율 20%

출처: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관리지침(질병관리본부)

어느덧 무더위가 지나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을 맞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자연에서 답답함을 벗어나려는 열망이 커진다.

올해는 사회적으로 '언택트 추석'을 강조하기에 벌초나 성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시기 야외에서 활동을 할 때 조심해야할 '복병'이 있다. 주로 풀밭에서 서식하는 진드기와 설치류를 매개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가을철 3대 전염병(제3종 법정전염병)으로 불리는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 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등과 같은 열성질환에 대하여 알아보고 치료 및 예방책을 살펴본다. 이들 가을철 열성질환은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쯔쯔가무시증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렸을 때, 균이 사람 몸에 들어가 전신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서 증상이 나타난다. 털진드기 유충은 알을 낳는 우기에 덤불이 우거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사람의 땀구멍 및 모공을 주로 물며, 이 과정에서 사람이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느끼기는 어렵다. 사람 간 전파의 보고는 없다.

쯔쯔가무시증은 1951년 주한 UN군에서 처음 환자 발생 보고가 된 이후로 현재까지 수년을 주기로 계단식으로 증가추세다. 털진드기 유충의 번식기인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잠복기는 1~3주이며, 갑자기 시작되는 오한, 발열, 두통이 초기 증상이다. 이어서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및 인후염이 동반되며 발진, 가피(피부 결손 부위에 혈액, 고름 등이 말라 굳은 것)가 나타나고 림프절이 커진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비교적 잘 치료되며, 사망률은 0.5~1% 정도로 낮다.

예방책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풀이 많은 곳에서 작업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팔, 긴 바지, 모자, 목수건, 장갑, 목이 긴 양말,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풀숲에 옷을 벗어 놓거나 바로 앉지 말고, 용변을 보지 않는다. 또 집에 돌아온 즉시 활동복을 세탁하고, 온몸을 꼼꼼히 씻고 벌레 물린 상처 또는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신증후군출혈열

유행성출혈열이라고도 불리는 신증후군출혈열은 등줄쥐나 집쥐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무증상 상태로 쥐의 타액, 소변,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를 체외로 분비하고, 이것이 건조되어 먼지와 함께 공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야외활동이 많은 남자, 군인, 농부들이 취약군이며, 매년 약 400명 안팎으로 발생한다. 연중 발생이 가능하나 대부분 10월~12월에 집중되어 있다. 사람 간에는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전신 혈관의 기능 장애로 인해 저혈압, 쇼크와 신부전이 나타난다. 발열, 출혈, 소변량 감소가 3대 주요 증상이나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잘 나타난다.

잠복기는 평균 2~3주이며, 무증상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인다. 역학적인 소견, 임상양상과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치료약제는 없으며 적절한 대증요법이 치료다. 조기에 진단하고 입원시켜 임상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며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나 예방효과에 논란이 많아서 군인, 농부 등 직접적으로 신증후군출혈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집단에게 제한적으로 접종을 권장한다. 10~12월에는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서 들쥐의 배설물과 접촉하는 것을 피하고, 야외활동 후 귀가했을 때는 입었던 옷을 꼭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권장한다.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신성 감염질환이다.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동물사람공통감염증이다. 사람은 감염된 동물로부터 병에 걸리게 되며, 원인균 렙토스피라는 보균동물의 신장에서 만성적 감염으로 소변으로 배설되어 흙, 지하수, 개울, 논둑물, 강 등을 오염시킨다. 사람과 동물은 오염된 소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간접적으로 오염된 물에 노출되어 감염된다. 사람들 간에 전파의 거의 없다.

렙토스피라증은 추수 전 시기에 태풍, 홍수, 장마 등과 관련이 있어 9~11월에 집중되어 발생하는 계절적인 특성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의 발생률은 유행 유무에 따라 연도별로 큰 폭의 변동을 나타내며, 최근에는 연간 약 100명 정도 발생하고 있다.

주된 증상은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순이며, 심한 경우 폐출혈이 발생하고 황달, 신부전으로 진행한다. 잠복기는 2~14일(평균 10일)이다. 혈액, 뇌척수액, 소변 등에서 렙토스피라 균을 증명하거나 혈청 항체 검사로 진단한다.

백신은 없으며,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한다. 균 오염이 의심되는 고여 있는 물에서 수영하지 않고, 고여 있는 물에서 작업을 할 경우 피부 보호를 위한 작업복(특히 장화)을 반드시 착용한다. 홍수 이후 벼베기나 벼세우기 등의 작업 후 발열증상이 나타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출처: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 관리지침(질병관리본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2012년 강원도 춘천에서 발열, 백혈구·혈소판 감소증 등이 나타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사례가 처음 보고된 이후, 환자 발생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4~15일의 잠복기를 거치며, 고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복통, 구토, 설사, 기침 등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혈소판감소증, 백혈구감소증, 림프절비대, 혈뇨, 혈변 등의 징후가 특징이다.

시기적으로는 5월에서 10월에 주로 발생하며, 11월까지 환자 발생이 보고된다. 대부분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치명률은 약 20%로 아주 높다. 산과 인접한 농경지 주변 수풀환경에 노출되거나, 도시지역은 야외활동으로 인한 우연한 노출로 발생한다.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현재까지 효과적인 특이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은 없다. 중증환자의 체액이나 혈액에 밀접하게 노출되거나 사망한 환자의 사체를 다루는 경우 전파될 수 있으므로, 감염관리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들어갈 경우에는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 착용과 옷 안으로 진드기가 침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권기태 칠곡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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