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정치권 일각에서 'TK가 정치적 고립무원(孤立無援)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이래 TK와 의도적 거리두기를 하는 느낌을 풍기는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권 레이스 당시 지역에서 약속했던 지역 안배 약속을 뒤로하는 등 거대 양당 수장이 TK를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다.
14일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이 당을 이끌면서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 공략용 메시지와 '탈(脫)보수' 행보를 펼치는 한편 전국 정당화를 위해 호남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핵심 지지 지역인 TK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좌클릭이 아니냐'며 마뜩찮아 하는 기류도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이러한 분위기가 불편해 TK를 찾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아래에서부터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가 커지자 김 위원장이 당 지도부를 이끌고 전남 구례로 향해 "호남 수해복구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던 반면, 이달 12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 등 300여 명이 9호 태풍 마이삭·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따라 할퀴고 간 경주에서 태풍 피해복구 봉사활동을 펼칠 때는 그 어떠한 언급도 없었던 데 따른 서운한 감정을 담은 표현이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주 봉사활동은 비대위원장 비서실장과 사무총장에게 계획이 다 공유됐으며, 당 차원의 지원도 있었던 일정이었다. 이틀 전에 일정이 잡히다 보니 김 위원장 일정 조율이 힘들었던 탓이지 의도적 TK 거리두기는 아니다"면서 "구례 방문 때도 김 위원장이 '호남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자'며 소매를 걷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여권 일각서도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때 "대표에 당선되면 TK가 정치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명직 최고위원 중 한 자리를 영남에 안배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을 저버린 것에 대한 뒷말이 나온다.
TK에 기반을 둔 여권 관계자는 "지난달 말 이 대표가 지명한 최고위원 면면을 보니 대구서 약속한 영남 몫 최고위원은 부산 출신의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이었다. 영남(부산) 출신을 임명했으니 약속을 지킨 듯 어겼다"며 "당시 이 대표 경쟁자였던 김부겸 전 의원도 TK 출신을 최고위에 안배하겠다는 말을 못했던 터라 지역의 당원들의 기대감이 상당했는데 이런 결과를 보니 당혹감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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