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수익이 '0'입니다. 여행사 운영 35년 만에 이런 위기는 정말 처음입니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서 '여행코리아'를 운영하는 김상구 대표(대구관광협회 이사)는 여행업계가 어느 때보다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대구를 덮치면서 여행코리아에 예약된 여행 상품은 해외, 국내 가리지 않고 전부 취소됐다. 하루아침에 돈 들어올 길이 뚝 끊긴 것.
하지만 사무실 임대료를 비롯해 대출금, 인건비 등 고정지출은 그대로였다. 결국 김 대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농촌에서 비닐하우스를 짓는 아르바이트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이제는 정말 다른 직종으로 갈아타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며 "지역 여행사 500여 곳 중 절반가량이 사무실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 몇몇 업체는 임대료 부담으로 사무실 한 곳에 모여 일할 정도"라고 말했다.
8월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들면서 김 대표는 다시 한번 재기를 꿈꿨다. 제주도, 울릉도 등 국내 관광지를 중심으로 다시 여행상품을 구성해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 전국에 다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번지면서 악몽이 재현됐다.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자 9~10월 예약을 진행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김 대표는 "한 팀당 울릉은 15~20명, 제주는 50명에 이르는데 8개 팀의 예약이 전부 취소됐다"며 "정부에서 여행을 자제하라고 하니 개발한 상품들마저 모두 물거품이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첫 코로나19 확산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든 시기라고 전했다. 2월에는 정부의 소상공인 자금 지원, 대출 지원 등이 있어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도 여행업계 입지가 탄탄한 편이었는데 이제는 전부 고사할 지경이 됐다"며 "정부나 대구시 차원에서 업종 특성을 고려한 임대료, 인건비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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