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여행사 "수익 0, 알바로 버텨"…재난금도 제외 '막막'

김상구 대구관광협회 이사…국내 관광상품 개발 모두 물거품
임대료. 인건비 지원 없인 못 버텨

코로나19 이전에 20만명 수준이던 인천국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이 지금은 7천명대로 줄어들었다.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여행사 부스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이전에 20만명 수준이던 인천국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이 지금은 7천명대로 줄어들었다.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여행사 부스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2월부터 수익이 '0'입니다. 여행사 운영 35년 만에 이런 위기는 정말 처음입니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서 '여행코리아'를 운영하는 김상구 대표(대구관광협회 이사)는 여행업계가 어느 때보다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대구를 덮치면서 여행코리아에 예약된 여행 상품은 해외, 국내 가리지 않고 전부 취소됐다. 하루아침에 돈 들어올 길이 뚝 끊긴 것.

하지만 사무실 임대료를 비롯해 대출금, 인건비 등 고정지출은 그대로였다. 결국 김 대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농촌에서 비닐하우스를 짓는 아르바이트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이제는 정말 다른 직종으로 갈아타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며 "지역 여행사 500여 곳 중 절반가량이 사무실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 몇몇 업체는 임대료 부담으로 사무실 한 곳에 모여 일할 정도"라고 말했다.

8월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들면서 김 대표는 다시 한번 재기를 꿈꿨다. 제주도, 울릉도 등 국내 관광지를 중심으로 다시 여행상품을 구성해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 전국에 다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번지면서 악몽이 재현됐다.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자 9~10월 예약을 진행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김 대표는 "한 팀당 울릉은 15~20명, 제주는 50명에 이르는데 8개 팀의 예약이 전부 취소됐다"며 "정부에서 여행을 자제하라고 하니 개발한 상품들마저 모두 물거품이 돼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첫 코로나19 확산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든 시기라고 전했다. 2월에는 정부의 소상공인 자금 지원, 대출 지원 등이 있어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도 여행업계 입지가 탄탄한 편이었는데 이제는 전부 고사할 지경이 됐다"며 "정부나 대구시 차원에서 업종 특성을 고려한 임대료, 인건비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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