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본환 "국토부 해임안, 억울해"…'인국공' 결말은 퇴출?

"9월초 자진 사퇴 이야기 들었다"…기자회견 열고 반박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의 해임 건의안을 받은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구 사장은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초 국토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바로 나갈 수 없다면 지금처럼 해임 건의를 하겠다고 했다.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감사 결과…해임할 사안 아니야

국토부가 보낸 감사문은 '국감 당시 태풍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 운영에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등이다. 구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두 사안에 대해 억울하다며 조목조목 해명하며 국토부 감사 지적은 해임을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는 "나갈 때는 명분이 필요한데 해임 건의안이 무엇이 있는지 물었더니 감사 건을 얘기했다"며 "1년 전 태풍 대처 문제와 2년 전 직원 직위해제 건이 전부인데 그것으로 해임한다고 하니 당혹스러웠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추측은 하는데 말할 순 없고 같이 추측해 달라"면서도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노조가 길을 막으며 몸을 압박해 3개월간 통원 치료도 받고 있는데 관계기관에서는 격려나 위로도 없이 해임한다고 한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 사장은 또 "인사철이 되면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인사 청탁을 했다"며 "처음에 두 번 정도는 참고했는데 인사 혁신을 통해 이를 들어주지 않자 반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하기 위해 발언대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하기 위해 발언대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구 사장 해임 건의안 제출…사유는 못 밝혀"

앞서 국토부는 구 사장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감사를 벌여 왔다.아직 감사 최종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문제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구 사장 관련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다며 기획재정부에 해임을 건의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내주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열려 구 사장의 해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16일 대정부 질문에서 구 사장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고 공식 언급했다. 김 장관은 구 사장 해임 사유가 뭐냐는 질문에 "공운위(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 사장이 받고 있는 의혹은 갑질논란과 법인 카드의 부적절한 사용 등이다. 구 사장은 한 직원이 부당한 인사를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하자 오히려 이 직원을 직위해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태풍 미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조기 퇴장했지만 그날 저녁 경기도 안양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규직 전환 내홍 겪는 인국공…정치적 개입 의혹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국공 사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공사 직원들의 정규직 문제가 장기화하자 국토부의 '보복인사' 및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을 강행하는 공사와 이를 반대하는 노조 간의 다툼이 장기화 돼 공사가 노조를 상대로 소송전을 준비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본환 사장은 지난 6월22일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에 대해 공사가 직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이를 반대하는 공사 노조원들이 구 사장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허리 등에 부상을 당했고, 이에 최근까지 공사 노조를 상대로 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사 노조는 사측이 노조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는 것은 탄압에 해당한다고 크게 반발했다. 장기호 공사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정규직 전환 발표 당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노조원 개개인에 대해 소송할 방침이었지만 방침을 바꿔 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공사 관계자는 ""고소장이 제출되면 노사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치닫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판단은 상황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사는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인 인천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천902명)은 공사가 직고용하고, 공항운영(2천423명), 공항시설·시스템(3천490명), 보안경비(1천729명) 등은 공사가 100% 출자한 3개 전문 자회사로 각각 전환될 계획임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여객보안검색원 1천902명에 대한 직고용을 문제를 놓고 공사와 노조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인국공사태' 해결 촉구 집회를 열고 정규직 전환 재논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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