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점집이 때 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답답함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집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대구 남구 봉덕동에 위치한 한 점집은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신당은 하루에도 9~10명 씩 손님을 받는다고 했다. 일대일 예약제로 운영하는 스케줄이 꽉 찼고, 전화상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답답하고 심란한 마음에 난생 처음 신점을 봤다는 A(36) 씨는 "자영업을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가세가 기울고 남편, 자녀들과의 관계도 나빠져 찾게 됐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이야기를 시작하니 상담 받는 기분에 눈물이 나더라. 털어놓고 나니 괜히 후련했다"고 말했다.
올해 점집을 찾는 사람들은 특히 경제적 어려움을 상담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부부궁합, 결혼운, 애정운, 합격운 등 다양한 이유로 점집을 찾지만 근본 원인은 경제적 여건 악화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무당 박지연(35) 씨는 "부부관계나 자녀 문제 등 가족 간 갈등으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결국 배경에는 경제 사정이 자리 잡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은 언제쯤 취업이 될지, 어르신들은 하던 사업을 계속해도 되는지 등을 많이 물어온다"고 했다.
또 예년 이 맘 때면 수능을 앞둔 수험생 자녀의 학업이나 진로를 상담하러 오는 부모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사업운 관련 상담이 앞지르는 분위기다.
20년째 무당 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미선(54) 씨는 "보통 이 시기 이슈는 대부분 수능인데 올해는 경제 문제를 토로하는 사람들이 십중팔구"라며 "올해처럼 평생 일궈온 사업을 아예 접거나, 수십년 근속한 직장이 문을 닫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증가한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김 씨는 "9~10월 초가을이면 좋은 새 기운을 받으려고 굿을 하는 손님도 많았는데 올해는 온통 힘들어하는 사람들 뿐인 것 같다. 상대의 힘든 기운이 내게도 옮겨지다보니, 요즘은 하루 최대 5명까지만 받으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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