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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칼럼] 애물단지같은 펀드, 이제는 관리하자

지난 3월의 주식시장의 급락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인 상승세가 지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오랫동안 원금조차 회복하지 못한 펀드들이 꽤 있다.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는 소위 애물단지 펀드들이다.

관리가 필요할 것 같아서 상담을 해보면 대부분 고객들은 이미 수년 동안 포기하고 묵혀 둔 펀드라며 그냥 내버려 두고 다른 좋은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집에 키우는 식물도 관리하지 않으면 시들어 버리듯 펀드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관리하면 생각보다 길지 않은 기간 내에 원금회복과 함께 수익을 안겨줄 수도 있다.

일단 손실난 펀드는 왜 긴 시간 동안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을까를 짚어보면 크게 두가지 이유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주식시장이 매우 과열돼 고점 일 때 남들 말만 듣고 투자했다가 애물단지 펀드가 된 경우다. 즉,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투자를 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너무 높은 가격에 샀기 때문에 원금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두번째로 수익이 발생한 펀드는 다 팔고 손실난 펀드만 들고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경우에 발생한다. 수익이 발생한 펀드는 해지했으니 남아있는 펀드는 모두 손실이 나 있는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수익은 적고 손실은 큰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펀드를 투자해서는 이익을 보지 못한 결과가 된다. 이런 경우를 보고 월스트리트의 성공한 펀드매니저로 알려진 피터린치는 '정원을 가꾸면서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주는 경우'라고 비유했다.

이런 애물단지 펀드들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냉정하게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처음 투자했을 때의 원금만 생각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 손실이 발생한 펀드의 현재 평가금액이 원금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를 다시 선택할 수 있다.

이후 손실 난 펀드 상품 자체를 잘 뜯어보자. 다시 봐도 이 펀드가 좋은 펀드라고 판단되면 빠른 원금 회복을 위해서 여유자금을 추가로 불입해 손실률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반대로 앞으로 더 유망한 투자처나 펀드가 있다면 손실을 감수하고 소위 갈아타기를 해야한다.

서창호 DGB대구은행DIGNITY 본점PB센터 PB팀장
서창호 DGB대구은행DIGNITY 본점PB센터 PB팀장

펀드와 같이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를 하다보면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애물단지 같은 펀드가 종종 생기기 마련이다.

이 때 내 선택을 자책하거나 투자를 포기하고 방치하는 것은 투자에서 성공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 바른 판단을 해야한다.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던 애물단지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손실 난 펀드를 보기 싫다고 언젠가는 원금이 되겠지 하고 내버려두면 공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행동이 될 수 있다.

서창호 DGB대구은행DIGNITY 본점PB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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