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부터 불법 온라인 도박에 손을 댄 A(22) 씨는 최근 밖에 나가는 시간이 크게 줄면서 도박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다. 집에서 크게 할 일이 없다보니 자꾸 휴대폰을 만지게 되고 도박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이다. 처음엔 재미로 몇 판만 하자고 베팅게임을 하지만 어느새 정신없이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A씨는 벌써 도박 빚만 500만원을 지고 있다. A씨는 "'그만해야 한다'고 수없이 되뇌지만 순간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른바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청년층의 도박 중독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에 따르면 대구경북 만 20세 이상 성인 100명 가운데 7명이 도박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년간 20, 30대의 상담센터 이용 비율이 전체의 52.9%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도박 중독은 증가세가 확연하다. 올해 1~9월 대학생과 군인 도박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20%(대학생 281건→308건, 군인 93건→114건)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등교가 크게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휴대폰 사용 시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부터 군대 내에서 모든 병사의 휴대폰 사용이 가능해진 것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독자들이 치료까지 이어지는 것은 흔치 않다. 일반적으로 부모나 가족이 도박에 빠진 자녀를 데리고 센터를 찾지만, 상당수는 센터의 존재를 모르거나 자신의 가족이 도박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다보니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대구센터 개소 이후 상담 이용객은 잠재적 도박 상담자 전체(15~16만명)의 1.3%에 그쳤다.
이미향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 예방홍보팀장은 "불법 도박 사이트는 해외 서버라 수사가 6개월 이상이 걸리고 단속도 쉽지 않다"며 "완치의 개념이 없는 도박을 이겨내기 위해선 삶에 대해 성찰하고 새로운 목표를 갖는 등 회복의 과정이 중요하다. 개인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대처법이 다르니 가족과 함께 센터를 찾아 꾸준히 회복을 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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