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거짓말이 한 번으로 끝났더라면 이렇게까지는 확산되지 않았을 겁니다."
경북 포항세명기독병원 집단 확진이 동선을 숨긴 코로나19 확진자와 연관성이 크다는 포항시 발표에 지역 의료진은 분노했다. 방역마스크로 코 부위가 너무 아파 마스크를 거꾸로 써가며 환자를 돌봤는데 '거짓말쟁이 확진자'로 인해 한순간에 병원이 코로나 공포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지난 15일 '깜깜이 감염'이 발생하자 수 차례 내부 CCTV를 돌려보며 최초 전파자 확인에 나섰다. 그러던 중 19일 양성 판정을 받은 80대 남성(포항 71번 확진자)의 50대 아들 A씨를 특정했다.
A씨는 지난달 12~14일 병원에 입원 중이던 아버지를 병문안 했지만 방문기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이 많았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며 서울 사랑제일교회 교인으로 활동하는 등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었고, 결국 지난달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방문 당시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2주)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은 폐쇄회로에 찍힌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서 전화를 걸어 면회 사실을 물었으나 A씨는 거짓으로 일관했다. 수 차례 되물었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되레 의료진을 윽박지르기까지 했고, 병원은 행정당국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병원 관계자들은 "부득이하게 면회했더라도 자신의 상황을 솔직히 밝혔다면 집단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확진자가 그의 거짓말로 인한 희생양이 될지 알 수 없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71번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마저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환자들이 느끼는 공포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전 직원과 환자들이 검사를 받았지만 진료 예약은 확 줄었고, 9월 예정이었던 전문진료센터 운영도 기약 없이 밀리고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A씨의 거짓말로 병원이 초토화되다시피 했다"며 "지금은 행정당국과 함께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 더 강력하고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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