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이후 6년 만에 펴낸 안상학 시인의 시집이다. 안 시인 특유의 고독과 서정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환갑을 목전에 둔 시인이 지금껏 살아온 자신의 생을 뒤돌아보며 관조한 세상에 대한 발화이다.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추천사를 통해 "작위의 틈입을 허락지 않는 야생의 천진 같은 사람이요 꼭 그 사람 같은 시를 쓴다"고 평했다. 작위가 틈입하지 않은 시란 시인의 내밀함으로 쓰인 시라는 뜻이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은 곧 타인과 사회에 대한 시선으로 이어진다. 전우익 선생과의 일화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간고등어', "가장 낮은 언덕이 그에게는 하늘이었다"고 말하는 '빌뱅이 언덕 권정생', "뇌출혈로 오른쪽을 잃은 친구라고 쓰고 왼쪽을 얻은 친구라고 알아서 읽는다"라 말하는 '좌수左手 박창섭朴昌燮'에서는 주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산도-4·3, 일흔 번째 봄날'에서는 "세상 모든 슬픔의 출처는 사랑이다/사랑이 형체를 잃어 가는 꼭 그만큼 슬픔이 생겨난다"고 했고, '4월 16일'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
양안다 시인은 발문을 통해 '이번 안상학의 시는 바닥에 관한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특히 시 '생명선에 서서'를 언급하며 "과거를 더듬어 가며 자신이 남긴 슬픔의 발자취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과거를 더듬는 이 자세야말로 죽음에 가까워진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성찰"이라 표현했다.
안동 출신인 안 시인은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7年 11月의 新川'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그대 무사한가', '안동소주', '오래된 엽서', '안상학 시선', 동시집 '지구를 운전하는 엄마', 시화집 '시의 꽃말을 읽다' 등을 냈다. 고산문학대상, 동시마중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128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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