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립고 그리운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고교시절 최연소 검도 국가대표로 하와이에서 열린 주니어세계대회에 참가해 2위를 차지 하신 분이다. 대구대 선수시절에는 전국체전에 출전해 6연패라는 화려한 역사를 세우셨다. 이후에는 주장 겸코치로 생활, 실업팀 선수생활과 직장도 병행하시며 우리에게 헌신하신 분이다. 아버지는 대구대학교 체육연구학 이학박사도 취득하신 열정이 넘치는 분이다.
형을 낳은 후 대구에 정착한 아버지는 대구대 검도부 코치를 맡아 지도자의 길을 시작했다. 늘 꿈 꿔오시던 사업에 대한 꿈과 검도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발휘 하기 위해 검도관을 운영하셨다. 특히 어머니가 운영하는 장애아동치료실을 접목해 장애 아동 검도 강습 등 장애 체육에도 이바지 하셨다. 특히 일부 학생은 일반인 전국생활체육 검도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렇게 본인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시다가 그 후로는 경운대학교 경호학부가 창설되던 해에 러브콜을 받아 경운대학교 경호학부 교수 겸 검도부 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또한 대구검도협회 전무이사, 여러 체육협회 임원을 맡으며 검도 협회 최우수지도자상, 대구최고체육지도자상 등의 각종 지도자상과 공로상을 받으셨다. 선수로서 또한 지도자로서도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
이런 멋진 아버지에게 자랐기에 그 그늘은 더 크게 느껴진다.

아버지...
여름이 지나가고 날씨가 쌀쌀해짐을 느낄 땐 가을이 오구나 하면서 어느 때보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는 시기입니다.
이젠 보고파 불러도 눈으로 볼 수도 피부로 느낄 수도 없다는 걸 잘 알기에 그게 익숙해져버리는 것 같아 더욱 슬픕니다.
이 맘 때면 9년전의 오늘이 자꾸 생각나고 그 동안 아버지의 흔적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이 유난히 더 아른거려 이제는 실감이 나지만 아직은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늘 아버지를 의지하며 살아온 저에게 지난 9년이란 시간은 너무나 힘들었고, 또 어쩌면 저를 성장시켜준 아버지의 숙제가 아니였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잃은 자식의 슬픔으로 시작되어 홀로 남겨진 어머니를 지켜보는 안타까움에 늘 괴로웠고 어린나이에 그만큼 부담감이 컸습니다.
어린 아들은 아버지를 잃은 절망감으로 인해 제 인생을 좌절하며 내려놓지 않고 오히려 이를 계기로 삼고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더 열심히 살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든 시기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땐 홀로 아버지를 찾아 뵙고 또 아버지를 생각하며 거기에 힘입어 어떻게든 혼자 극복하고 한 계단 한 계단 씩 건너왔습니다.

또 아버지 덕에 구세주 같은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 한층 더 성장 할 수 있는 계기들이 주어졌습니다. 특히 큰 기로에 섰을 시기에 스스로 경험차 방문한 필리핀이라는 먼 타국에서 아버지의 뜻이였는지 아버지께 검도를 배운 제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삶의 방향도 잡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제가 여행 및 교육서비스업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어렸을적에, 제가 크면 아버지가 제게 그랬던 것처럼 이젠 제가 아버지 모시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늘 못해서 아쉬웠던 좋아하는 술도 자주 마시면서 제가 그 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구구절절 설명해드리고 또 조언도 받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라 늘 마음이 아픕니다.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도 참 많고 그립고 보고픈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글로도 말로도 그것을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앞으로 제가 또 살아가야 할 날들 속에서 조금씩 꺼내어 전하겠습니다.
"승훈아 니가 나의 자존심이다." 라고 늘 말씀하셨던 아버지의 그 자존심, 제가 잘 지켜나가도록 하루하루 헛되지 않게 노력하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늘 꿈에서 뵐게요..
보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이병진의 아들 이승훈(세익 대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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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이 유명을 달리하신 지역 사회의 가족들을 위한 추모관 [그립습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귀중한 사연을 전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시거나 연락처로 담당 기자에게 연락주시면 됩니다.
▷추모관 연재물 페이지 : http://naver.me/5Hvc7n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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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053-251-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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