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코로나19와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리고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대구시민들이 연휴 동안 코로나19 걱정 없이 힐링 여행을 하기에는 가까우면서 볼거리 풍부한 '성주'가 제격이다. 경북 성주군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가족·연인 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언택트 성주 힐링관광 10선'을 선정·발표했다.
◆성밖숲(500년 왕버들이 속삭이는 위로)

2017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3년간(2018~2020) 대한민국 생태테마관광지로 선정된 성밖숲(천연기념물 제403호)은 세계 유명공원 부럽지 않다. 500년 긴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신비롭고 기이한 형상의 52그루의 왕버들이 모여 산다. 성밖숲은 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위용을 뽐내지만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여름이다. 매년 뜨거운 여름이면 성밖숲을 시원한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맥문동은 짙푸른 왕버들과 보색(補色)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8, 9월이 되면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찾아온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야산 만물상(천혜자연의 힐링쉼터)

조선 8경이자 한국 12대 명산인 국립공원 가야산은 변화무쌍한 산세에 검붉은 기암절벽이 하늘을 찌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전체 면적의 약 60%가 성주군에 속해 있고,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1,433m)도 성주군에 있다.
가야산 만물상은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의 전설과 바위들이 만 가지 형상을 이뤄 만물상이라 불린다. 2010년까지 약 40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원시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금강산 만물상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아름다운 가야산의 천혜 자원이다.
◆가야산신 정견모주길(가야의 어머니, 그 신화 속으로)

국립공원 가야산 속에 숨어있는 진주, 가야산역사신화공원의 정견모주길을 찾아보자. 그늘이 계속되는 숲길과 시원한 계곡 물소리, 그곳에 가면 생명의 기운이 넘실댄다. 숲속 곳곳에 위치한 정자와 포토존에서 인생사진을 남기며 야생화식물원을 향하면 짚라인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어 까르르 웃음꽃이 절로 터진다.
◆가야산야생화식물원(보랏빛 붓꽃의 유혹)

아름다운 성주 가야산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볼거리는 해발 550m에 위치한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이다. 실내전시관, 야외전시관, 온실, 전시 및 판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난대성 기후에서 자생하는 문주란, 생달나무, 새우난초는 물론 사계절 향기를 뿜어내는 별별 야생화를 보고 즐길 수 있다.
◆성주호 둘레길과 무흘구곡

성주의 명소 무흘구곡과 성주호 둘레길, 드라이브코스는 하나의 길 안에 있다. 이곳의 여정은 영모재 근처에 있는 놀이시설 아라월드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아라월드 입구에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성주호 둘레길은 호반을 끼고 이어지는 숲길이지만 시작은 가천삼거리에서부터다. 강정교와 성주댐, 아라월드와 영모재를 지나 성주호 전망대·미륵사를 지나 백운정까지 24㎞가 이어진다.
길은 숲으로 호수로 꾸불꾸불 이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걷는 게 힘들다면 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59번 국도를 따라 북진하다가 30번 국도와 만나는 교차점에서 서남쪽으로 우회전을 하면 성주호를 끼고 돌게 되는데 이 길은 봄이면 벚꽃 터널로 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성주댐을 지나 김천시 증산면 청암사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의 입구를 지나면 한강(寒岡) 정구 선생이 남송시대 주자가 지은 무이구곡을 차용해 이름 붙인 무흘구곡을 만날 수 있다. 드라이브 코스에 있는 것은 3곡 배바위, 4곡 선바위인데 두 곳 모두 찻길에서 볼 수도 있고 차에서 내려 살펴볼 수도 있다. 정자가 그림처럼 올라 있는 배바위는 선비들이 시 짓고 풍류 즐기던 곳으로 기암괴석에 계류가 어우러져 여름에는 야영객, 피서객으로 붐빈다.
◆세종대왕자태실(세종대왕이 선택한 필수 태교여행지)

생명문화공원 주차장에서 태실문화관으로 들어가면 중요하지만 잊혀졌던 역사 이야기가 실감나게 펼쳐지며 배아 모양으로 조성된 조선 왕조의 태실 모형도 구경할 수 있다. 태실 수호사찰인 선석사에 올라 태봉을 바라본 뒤에 태실로 향하면 생명과 '나'의 소중함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태실에는 세종대왕의 18왕자와 원손 단종의 태실 등 19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왕자 태실이 온전하게 군집을 이룬 형태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한개마을(고즈넉한 돌담길 따라 옛 이야기 흐르는 곳)

6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개마을은 많은 인재를 배출한 격조 높은 선비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전통 민속마을이다. 3㎞가 넘는 돌담길을 따라 유서 깊은 고택이 줄을 잇는다. 사도세자를 사모하여 북쪽으로 사립문을 낸 북비고택은 이석문 선생이 은거하던 집이다.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를 만나게 해 주려고 세손을 업고 뛰어들던 사람이다.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한 한주종택과 교리댁, 진사댁 등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택들, 품격이 서려 있는 고택 사이로 느리게 걸으며 삶의 속도를 한 박자 늦추어 보자.
◆회연서원, 봉비암 그리고 한강대(선현의 숨결과 고즈넉한 멋스러움)

회연서원은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한강 정구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고 유학 교육을 위해 제자들이 세운 서원이다.
회연 앞에는 초당을 마련하여 매화 100 그루 이상이 심어져 있다. 과거에는 '백매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른 봄이면 회연서원 전체에 만발한 매화를 보려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다. 서원 뒤쪽 산책로를 올라가면 대가천의 맑은 물과 기암괴석, 수목이 절경을 이루는 무흘구곡 제1곡인 봉비암이 자리잡고 있다. 대가천의 물소리와 숲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옛 선현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
◆포천계곡과 만귀정(근심을 씻어내는 세찬 기운의 폭포수)

포천계곡은 가야산국립공원을 타고 내려오는 줄기로 전장은 약 7㎞에 달한다. 포천계곡은 바위에 청색 무늬가 있어 마치 베(布)를 널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가장 아름다운 포인트는 조선 후기의 문신 이원조(1792~1871)가 만년을 보낸 만귀정(晩歸亭) 근처다. 만귀정 옆에는 만귀폭포가 있는데 웬만한 가뭄에도 수량이 줄지 않고 힘차게 흐른다.
◆독용산성(영남에서 가장 큰 산성, 일출이 너무 아름다운 곳)

독용산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의 줄기로 해발 955m 정상부에 독용산성이 위치하고 있다. 가야시대 토성으로서 둘레가 7.7㎞에 이르러 영남지방 산성 중 가장 크다. 독용산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는 곳이지만 산세가 아름답고 완만해 자동차, 자전거로 중턱까지 임도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새벽녘 독용산성자연휴양림에서 산책하듯 걸어 오르면 웅장하게 복원된 아치형 동문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산림·생태자연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성주의 힐링관광지를 방문하면 사회적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도 가족·연인들이 좋은 추억을 담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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