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靑"대통령 ‘종전선언’ 15일 녹화…수정 불가능했다"

청와대 '공무원 피살' 인지 했을 땐 이미 대통령 연설 영상 UN에 보낸 뒤
문 대통령 23일 군 진급 신고식에서도 별도 언급 없어…NSC회의도 문 대통령 주재는 안 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지난 15일 녹화돼 18일 유엔(UN)으로 보냈기 때문에 기조연설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수정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우리 공무원을 향한 총격과 시신 유기를 보고 받고도 종전선언을 강조한 유엔 연설을 한 것을 두고 "북한의 도발을 알고도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했느냐"는 비판이 일자 이에 대한 해명에 나선 것.

문 대통령은 앞서 23일 오전 1시26분(한국시각·미국 동부시각 22일 오후 12시26분)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화상 회의 형태로 개최되는 제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유엔총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회의·온라인 연설로 대체됐다. 한국 시각 23일 오전 1시26분부터 약 15분 간 진행한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 역시 실시간 연설이 아니라 사전 녹화된 영상을 틀어주는 형식이었다.

국방부는 22일 밤 우리 실종 공무원이 북한에 총격을 받고 시신까지 불태워졌다는 보고를 청와대에 했지만 문 대통령의 연설 시점에는 이 상황이 모두 종료된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연설은 지난 15일 녹화돼 18일 유엔 현지에 보내졌기 때문에 연설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 이상, 연설 내용을 수정할 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가 해당 사건을 보고한 시점은 영상이 이미 UN에 제출되고 난 뒤였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알고도 종전선언을 주장했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그러나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에 열린 군 진급 신고식에서도 "평화의 시기는 일직선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도발을 언급하거나 규탄하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는 24일 서훈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의 반인륜적 총격 살해 및 시신 유기에 대해 군이 이례적으로 "만행"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지만, 청와대는 이날 NSC 회의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NSC 전체회의로 격상하지는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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