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희집 강아지가 꼬리에 집착해요"[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반려견을 지켜보며 특이한 행동을 상담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먼저 반려견의 특이한 행동들 중 꼬리에 집착하는 행동이 있다.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개가 자신의 꼬리를 놀이 삼아 물거나 쫓는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꼬리는 강아지가 무료할 때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쉽게 잡히지 않는 친구같은 역할을 한다. 나이들수록 그 경향은 줄어든다. 픽사베이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개가 자신의 꼬리를 놀이 삼아 물거나 쫓는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꼬리는 강아지가 무료할 때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쉽게 잡히지 않는 친구같은 역할을 한다. 나이들수록 그 경향은 줄어든다. 픽사베이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개가 자신의 꼬리를 놀이 삼아 물거나 쫓는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꼬리는 강아지가 무료할 때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쉽게 잡히지 않는 친구 같은 역할을 한다. 때로는 주인에게 놀아달라거나 주인의 관심을 얻기위한 표현이기도 하다. 주인이 반응을 보인다면 개는 더 신나게 행동한다. 주인과의 산책이나 놀이에 앞서 준비 운동인양 뱅뱅 돌기도 한다. 활동적이고 호기심 많은 어린 개에서 자주 관찰되며 나이들면 그 경향은 줄어든다.

개가 무료할 때 자신의 꼬리를 자근자근 무는 경우도 있다. 사람도 유아기 공갈 젖꼭지를 오물거리며 위안을 받듯이 개들도 자신의 꼬리를 자근자근 물며 정서적 안정을 찾기도 한다. 무료한 상황에서 잘 관찰되며 상처를 내지는 않는다.

꼬리를 쫓는 행동이 정상인지를 감별하려면 새로운 흥미거리를 제공해보자. 쉽게 꼬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면 그동안 개가 지루했거나, 주인의 관심이 필요했던 것이다. 반면꼬리에 집착을 보이고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물고 상처를 내기 시작한다면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개가 실외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면 개벼룩, 진드기, 모기에 의한 가려움을 의심할 수 있다. 가려운 부위를 이빨로 물다보면 출혈을 동반하는 상처가 발생하기도 한다.

개의 꼬리가 길고 많이 흔드는 포인터 계열의 사냥개들은 모서리나 철장에 꼬리가 부딪치며 상처가 나기도 한다. 겉으로 상처가 보이지 않더라도 내상과 꼬리뼈 골절이 발견되기도 한다.

반려견의 꼬리에 피부질환이 발생하면 가려움이 발생한다. 곰팡이, 습진, 알러지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피부염이 진피층 까지 파급되면 짓무름과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피부건조증과 찰과상도 가려움이 동반된다.

장모종인 말티즈와 시츄의 경우 꼬리털을 랩핑할 때 과도한 털 당김에 의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항문낭 염증, 엉덩이 주변의 통증이 있으며 애꿎게 꼬리가 화풀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개가 꼬리에 집착을 보이며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물려는 경향을 보인다면 질병을 의심한다. 예민하고 경계심이 높은 개일수록 꼬리의 통증을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는 적대적인 존재가 있다고 인식하기 쉬우며 불안감이 고조된다. 강박장애(OCD)로 발전하기도 한다. (barkingroyalty/dogster)
개가 꼬리에 집착을 보이며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물려는 경향을 보인다면 질병을 의심한다. 예민하고 경계심이 높은 개일수록 꼬리의 통증을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는 적대적인 존재가 있다고 인식하기 쉬우며 불안감이 고조된다. 강박장애(OCD)로 발전하기도 한다. (barkingroyalty/dogster)

꼬리의 질병 초기에는 가려움이나 일시적인 통증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분리불안, 외부의 소리나 날씨에 대한 두려움, 지속적인 스트레스, 동료견과의 갈등이나 위협 등으로 예민하고 경계심이 높아진 개일수록 꼬리의 자극을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는 적대적인 존재가 있다고 인식하기 쉬우며 불안감이 고조된다. 강박장애(OCD)로 발전하기도 한다. 강박 장애란 불안 상태가 고조되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행동이 반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꼬리를 쫒아 무한힌 회전하다가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물고는 그 통증에 자질러지는 과정이 악순화되며 꼬리에는 심각한 상처가 발생한다. 보호자의 손길 마저도 위협으로 받아들여 주인의 손을 물어버리기도 한다. 꼬리를 자학하는 개들에게 신경과 약물이 처방되기도 하는 이유이다.

수의사는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개의 행동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오면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꼬리를 자학하는 경우라면 꼬리에 소프트 붕대를 감거나 넥칼라를 착용시키기도 한다. 꼬리에 쓴맛이 나는 고미제를 뿌리기도 하며 정서적 안정을 위해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것도 도움된다.

꼬리를 자학하는 개의 행동을 멈추고자 야단치면 개는 꼬리에 대한 적대감이 더 고착화될 수있다. 개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어느 시점에서 꼬리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꼬리로 부터 전달되는 자극을 자신을 괴롭히는 적대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전에 즐거운 상황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개가 좋아하는 개껌, 공던지기, 주인과의 즐거운 놀이가 적용될 수 있다. 꼬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즐거움을 통해 긍정적으로 전환시켜 주는 것이다.

개의 꼬리자학은 외관상 치료가 되었더라도 꼬리에 대한 적대감이 개선되지 않으면 쉽게 재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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