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이전 성공 열쇠?…"국비 확보·항공화물 확대"

국비로 진행되는 민항의 사업비 확보가 관건
5천억~7천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 필요할 듯
지자체의 민항 부지매입 등 다양한 방안 검토
화물 물류 부지는 우선 확보, 화물터미널은 단계적으로

대구 동구에 있는 대구국제공항의 모습. 여객터미널(2만7천125㎡)과 계류장(5만1천182㎡) 등에 비해 화물터미널(844㎡)은 협소한 상황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동구에 있는 대구국제공항의 모습. 여객터미널(2만7천125㎡)과 계류장(5만1천182㎡) 등에 비해 화물터미널(844㎡)은 협소한 상황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높이면서 민간공항 사업비 확보와 경제 물류 기능 확충이 성공 과제로 떠올랐다.

다음달부터 대구시와 국토부가 발주하는 통합신공항(군공항+민간공항) 기본계획 및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용역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최종 이전지(군위 소보·의성 비안) 선정에 가려져 있었던 민간공항 건설 과정에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공항 사업비 확보 방안은?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대구공항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용역의 기준연도는 2019년이고, 최종 목표는 개항(2028년) 후 30년으로 설정했다. 가장 먼저 항공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항입지와 시설 규모, 사업비 등을 검토한다. 또 현재 시설의 가치 산정과 매각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연간 이용객 1천만 명의 항공수요를 바탕으로, 새 민항 부지를 현재(17만㎡)보다 2배 이상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활주로도 중·장거리 노선 운영이 가능한 3천200~3천500m로 건설한다. 대구시는 이를 국토부 용역에 반영해야 한다.

민항 건설은 국토부가 전담하는 국비 사업이다. 종전부지 개발 수익으로 사업비를 조달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군 공항 이전 방식과 전혀 다르다.

대구시는 현재 대구공항의 가치는 3천억~5천억 원가량, 이전 민항 건설비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가 5천억~7천억 원의 규모의 추가 사업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신규 공항 건설 비용으로는 많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국토부가 제시한 제주 제2공항 총사업비는 5조1천억 원에 달한다. 통합신공항의 경우 공항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활주로를 군 공항 이전사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민항 부분의 사업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여기에 국토부가 민항 부지 매입에 지자체의 참여를 검토할 것으로 보여, 국비 규모는 더 줄어들 수도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와 국방부가 협의해 군 공항 이전사업의 범위를 민항 부지까지로 넓힌다면, 국토부의 부담은 터미널과 주차장 등 시설 공사비 정도로 낮출 수 있다"며 "민항 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물류 특화로 경쟁력 확보

민항 성공의 또 다른 조건은 경제 물류 기능의 확충이다. 이를 위해선 항공화물의 수요가 있어야 한다. 수요 예측이 따라줘야 민항 내 화물터미널 시설 규모를 키울 수 있고, 이를 국토부 용역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항공대학교의 '대구경북 물류 특화공항 건설 기본구상 연구용역'에 따르면 통합신공항에 필요한 화물터미널 시설 규모는 1만5천㎡에 달한다. 현재 대구공항보다 17배나 큰 규모다. 이는 지난해 2천990t에 불과했던 화물처리량이 연간 13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영남권과 충청권의 수출입 화물 중 일부를 통합신공항으로 전환함으로써 2030년에 연간 7만7천930t의 항공화물 수요가 발행한다고 봤고, 이후에도 2040년에는 15만5천t, 2050년에는 25만2천t으로 성장을 이어간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화물터미널을 확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개항 초기에 부지를 충분히 확보한 뒤 증가하는 화물량에 맞춰 화물터미널 시설을 늘려간다는 것이다. 1단계는 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밸리카고'로 화물을 처리하고, 이후 화물전용기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장래 화물 수요를 고려해 넓은 부지를 갖추면서도 초기 시설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민항 건설사업은 부지 규모와 활주로 확충, 입지 여건 등 여러 측면에서 군 공항 이전사업과 밀접해야 연관돼 있다"며 "충분한 민항 규모를 위해선 국토부는 물론 국방부와도 협상해 활주로 확장과 군 공항 이전사업을 통한 민항 부지매입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로운 민항의 모습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대구시의 통합신공항 기본계획 등과 연계한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며 "민항은 군 공항 이전 계획과 같이 갈 수밖에 없기에 대구시, 국방부 등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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