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어카에서 불이 확 번지는 순간 할아버지가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어떻게든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에서 불이 붙은 것을 때마침 목격한 버스기사가 발 빠른 대처로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화재는 지난 23일 오후 2시 20분쯤 대구 북구 산격동 시청별관 정문에서 발생했다. 리어카를 끌던 할아버지의 담뱃불이 화근이었다. 불은 리어카에 적재된 폐지 등에 옮겨 붙어 빠른 속도로 번지기 시작했다.
당시 북구선거관리위원회~성북교 방면 연암로를 달리던 순환 2-1번 버스기사 정태호(60) 씨는 리어카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확인한 순간 급히 버스를 세웠다.
정 씨는 급한 마음에 운전석 옆에 있던 텀블러만 들고 무작정 리어카로 뛰어갔다. 그는 크게 당황한 할아버지를 리어카에서 물러서게 한 채 불을 끄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할아버지가 많이 당황하신 듯 우왕좌왕하며 불을 끄려고 하셨다"며 "그대로 두면 큰 피해가 생길 것 같아 손에 잡히는 물병 하나만 들고 불을 끄러갔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크게 번진 불길은 정 씨가 버스 안에 비치된 분말소화기와 시청별관에 비치된 물호스를 동원한 끝에 잡을 수 있었다.

불을 끄느라 땀범벅이 된 정 씨는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것을 보고서야 업무에 복귀했다. 더 이상 승객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5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그의 삶에서 이렇게 길게 느껴진 순간도 없었다. 그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내가 아닌 누구라도 그 상황을 보면 불을 끄러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북부소방서장은 "누구나 화재가 발생하면 그 규모와 상관없이 당황하게 되고 겁도 나기 마련인데 그럼에도 서슴없이 위기에 처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진압에 나선 정 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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