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하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로 발표했다.
통합신공항은 K2(군공항 6.71㎢)와 대구국제공항을 현재 규모보다 2.2배 확장한 15.3㎢(약 463만 평) 규모다.
통합신공항은 침체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산업 유치 및 지역 개발을 촉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정한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28년 공항 개항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 다른 텅빈 지방국제공항으로 전락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동남권 거점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통합신공항 이전지는 대구시와 약 50㎞(직선거리), 포항시와 약 80㎞, 안동시와 약 25㎞ 떨어져 있다. 경쟁 공항인 김해공항과 대구시와의 직선거리는 약 80㎞로,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대구시와 지리적으로 가깝다. 그러나 고속도로 및 철도망을 반영한 교통 접근성면에서,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입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대구시와 통합신공항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구시 공항 수요는 공항 접근성 및 항공 이용 편의성면에서 유리한 김해공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선 공항 접근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선 이용객이 가장 많은 대구∼제주 노선의 경우, 통합신공항은 김해공항보다 운항 거리 및 요금면에서 불리한 경쟁 여건을 지니고 있다.
통합신공항과 배후도시 간의 접근성 향상은 통합신공항 건설만큼이나 중요한 개발 과제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서대구KTX역~동구미역~통합신공항역~의성역(66.8㎞)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공항철도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공항철도 건설 비용은 단선 1조5천억원, 복선 2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철도 건설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단선 0.64, 복선 0.82로 사업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공항철도 건설사업은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호남선 고속전철(KTX) 2단계 사업(광주 송정역에서 목포)의 노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전철은 전액 국비로 건설하게 됐다.
기본 계획에서는 광주∼나주∼목포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됐으나,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도록 16.6㎞를 'ㄷ'자형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광주시와 목포시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전철은 전액 국비(추가 건설 비용은 1조1천억원)로 건설하게 된 셈이다.
호남 고속전철 노선은 경제성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에 의해 변경됐다. 2018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선 KTX 공동정책협의회'를 통해 호남 고속전철 노선을 광주 송정~무안공항~목포(77.6㎞)로 변경・합의했다. 양당 합의에 의해 국토교통부는 총 2조4천731억원의 호남선 고속전철 2단계 사업을 2025년까지 완공한다고 확정했다.
대구시와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통합신공항의 성공과 경북의 낙후지역 개발 촉진을 위한 핵심적인 기반시설이다. 지방 인구 소멸화 현상으로 인해 비수도권 지역의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은 사업타당성 기준(비용편익비 1.0 이상)을 충족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통합신공항과 공항철도와 같은 지방 대형 SOC사업은 경제성 기준을 충족하기보다는 정치적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지렛대로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통한 사업 추진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공항철도와 무안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전철 모두 국비로 건설되었으니,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역시 예타 면제 국비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역 정치권은 여당과 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정치협의회'를 구성하고 내년도 예산 심의와 연계해 적극적인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 지역민은 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 정치권의 태도와 노력에 대해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나아가 다음 선거에서 지역 정치권을 투표로서 평가해야 한다. 이제 우리 대구・경북 지역민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보다 지혜로운 유권자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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