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삿갓면·한반도면·금강송면…, 경주엔 ‘문무대왕면’ 생길까?

12일까지 명칭 변경 위한 주민설문조사 마무리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있는 문무대왕 수중릉 전경.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있는 문무대왕 수중릉 전경. 경주시 제공

"'김삿갓면' '한반도면' '금강송면' 이어 경북 경주에 '문무대왕면' 생길까?"

문무대왕릉이 있는 경북 경주시 양북면 명칭을 문무대왕면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신라의 삼국통일을 완성한 문무대왕의 수중릉(사적 제158호)과 그의 호국정신이 깃든 감은사지(국보 제112호)가 양북면에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시는 현재 주민을 대상으로 행정구역 명칭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 동쪽 동해안과 접한 양북면은 면적이 120.26㎢로 산내면·내남면 다음으로 넓다. 조선 시대엔 감포읍·양남면과 함께 동해면으로 불리다가 몇 차례 행정구역 개편을 거쳐 일제강점기 때 양남면에 대응하는 양북면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간 양북면은 유서 깊은 감포항을 품은 북쪽 감포읍과 주상절리로 주목받는 남쪽 양남면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수 년 전쯤 양북면 이름을 '문무대왕면'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처음 나왔다. 2010년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서 마을 이름을 특색있게 바꾼 사례가 이슈가 되면서 양북면에서도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이름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결국엔 흐지부지됐다.

경주시는 올들어 행정구역 명칭 변경을 위한 사전 수요조사를 벌었다. 단순히 방향을 나타내거나 전국 여러 곳에서 흔히 접하는 이름인 산내면·서면·강동면·천북면·양북면·양남면 등이 대상이었다.

그 결과 양북면 이장단이 변경에 적극 찬성하면서 명칭변경 검토를 요청했다. 지역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이에 따라 양북면은 지난달 10일 이장과 자생단체장, 전 시의원 등 32명의 주민대표로 구성된 명칭변경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오는 12일까지 양북면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여론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설문엔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여부 외에도 새 이름을 묻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각에선 새 이름으로 '문무대왕면'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설문조사에서 찬성이 많으면 본격적으로 이름을 바꾸는 행정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7년 강원 평창군 도암면이 대관령면으로 바뀐 것을 시작으로 영월군 하동면은 김삿갓면, 영월군 서면은 한반도면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전국적으로 행정구역 명칭 변경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에선 2015년 고령군 고령읍이 대가야읍으로, 울진군 서면이 금강송면·원남면이 매화면으로, 지난해 청송군 부동면이 주왕산면으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