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가 지역 농업인단체 명의로 자치단체장 치적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내건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다.
4일 관계 단체 등에 따르면 영천 도심 곳곳에는 추석을 앞둔 지난달 28일부터 A농업인단체 이름으로 된 현수막이 내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공모한 2021년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 선정 및 45억원의 예산 확보를 축하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에 '시장님, 이토록 큰 성과 감사드립니다!'란 문구가 포함되면서 해당 단체에는 '너무 심한 아부성 문구가 아니냐'며 사실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취재 결과 이 현수막은 영천시 관련 부서에서 직접 제작해 내건 불법 현수막으로 드러났다. 현수막 제작 비용도 예산으로 처리됐다.
공무원 조직이 특정단체의 명의를 도용하면서 시민 혈세까지 낭비해 가며 단체장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린 사례인 셈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소지도 있다. 영천시의 각종 국비지원사업 선정 때마다 각종 단체 명의로 이와 유사한 내용의 현수막이 등장했던 점을 감안하면 공무원들의 조직적 영향력 행사나 움직임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A농업인단체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은 우리가 제작하지도 내걸지도 않았다. 영천시 관련 부서에서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명의만 빌려달라고 했다"며 말을 아꼈다.
영천시 한 공무원은 "지역에서 현수막 제작업체는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며 "모두가 윗사람 심기를 맞추려는 치적 홍보용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귀뜀했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진위 여부를 확인해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등 조치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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