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감사원, 월성원전 감사 결과 발표 더는 미적거려선 안 돼

월성원자력 본부 전경. 매일신문DB
월성원자력 본부 전경. 매일신문DB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결정할 감사위원회 회의를 이달 8일 열고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타당성 여부를 가리는 것을 넘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는 사안인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월성원전 1호기 감사원 감사는 지난해 9월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1차 감사 시한(3개월)인 지난해 12월 말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했고, 올해 2월 말 2차 시한도 지키지 못했다. 4월 총선 전 감사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감사 부실을 이유로 '보류'됐다. 감사가 청구된 지 1년이 넘은 사안인 만큼 감사원이 더는 미적거리지 말고 이번엔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게 맞다.

감사 최종 단계인 직권 심리에서 탈원전 핵심 주체들이 감사원에서 털어놓은 자기 진술을 스스로 부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감사 결과 발표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기존 조사에서 피감사자들이 자신들의 진술을 인정한다고 날인했기 때문에 설사 이를 부인하더라도 이전 진술서의 효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규정상 감사위원회 회의를 여는 데도 문제가 없다. 감사원 감사가 진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 확인 등을 수반하는 만큼 진실을 가리는 데 지장이 없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영향을 분석한 최근 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가 가동됐다면 지난해 한국전력이 약 2천900억원의 전력 구매 비용을 절약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가동률과 원전 전기 판매 단가를 터무니없게 떨어뜨리는 등 경제성 분석 왜곡으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는 의혹이 하나 둘 사실로 드러났다. 정권에 불리한 감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자 정권 차원에서 감사원 흔들기에 혈안이다. 이를 뚫고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여부를 낱낱이 밝혀주기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