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지명은 대구 달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창면에 있는 '옥낭각씨베짜는바위'가 국내 지명 가운데 가장 길다는 것이다.
경북은 2천500곳이 고유어 지명을 갖고 있어 전국 시·도 중 고유어 지명 비율이 으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지리정보원은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지명 약 10만 개를 분석, 이같은 내용으로 6일 공개했다.
'옥낭각씨베짜는바위'는 모두 9자로 이뤄진 순수 우리말이다. 가창면 최정산과 주암산에 걸쳐 있다. 가창저수지를 앞에 두고 위치한 이 바위는 바위산이 베를 짤 수 있을 정도로 넓어서 옛날 이 바위 속에서 베를 짜던 옥낭각시가 총각에게 쫒겨 하늘로 올라갔다는 등의 여러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전장에 나간 연인이 죽자 처녀가 바위에 올라 평생을 그리워했다 하여 '옥녀바위', '각시바위'로도 불린다.
조사 결과 전국 대다수 지명은 고유어와 한자어, 그리고 이 둘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순우리말로 이루어진 고유어 지명은 11만771개, 한자어는 4만5천961개, 혼합어 지명은 1만7천657개다.
경북은 전국에서 고유어 지명이 첫 번째로 많았다. 모두 2천5백77개로 2위인 경기 1천508개를 압도했다. 시·도 중 가장 땅이 넓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유어 선호도가 유난히 높음을 보여준다. 한자어 지명은 7천81개로 2위였다. 전남이 1만562개로 1위다. 경북은 혼합어 지명도 2천923개로 최대였다.
고유어 지명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새로 마을이 생겼다'라는 의미의 '새터'였다. 전국에 273개가 있다. 이어 ▷절골(142개) ▷새말(110개) ▷안골(96개) ▷큰골(68개) ▷뒷골(66개) 등의 순이었다.
한자어 지명은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의 '신촌(新村)'이 263개로 1위였다. 혼합어 지명의 대표적인 사례는 '점말'(店말). 가게, 상점 등을 의미하는 한자어 점(店)과 고유어 '말(마을)'이 합쳐 만들어졌다. 혼합어 지명 중에선 '양지말'(陽地말)이 97개로 가장 많았다.
또 전국에서 같은 이름으로 가장 많은 산 지명은 '남산(南山)'으로 101개나 된다. 봉우리의 경우는 국사봉(國師峰)으로 80개가 있는데 일부 지역에선 산과 봉우리의 구분 없이 모두 산으로 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을 나타내는 지명 중 뒤에 골이 들어간 지명은 6천127개다. 촌(村·2천701개), 말(2천49개), 곡(谷·1천599개), 마을(487개), 뜸(146개) 등이 들어간 지명을 제쳤다.
약 3개월에 걸쳐 자료를 분석한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명에 얽힌 역사와 스토리 등을 발굴해 콘텐츠화 한다는 구상이다.
사공호상 국토지리정보원장은 "앞으로 고유어를 지명 제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 및 보전하기 위해 전국의 미고시된 지명, 국토개발로 인해 사라진 고유 지명의 발굴과 일본식 지명 등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고시지명에 관한 위치, 유래 및 발간 책자(지명유래집) 등은 국토지리원의 국토정보플랫폼(http://map.ngii.go.kr)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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