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 대통령, 대북 초대형 악재에도 '종전선언' 또 꺼냈다

임기내 남북관계 개선 성과 반드시 내보이려는 듯
적절성은 물론,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 붙으면서 야당 강력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미 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미 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한미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미교류를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또다시 제안했다.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영상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지 15일 만으로,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 체제의 기반을 닦으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뚜렷한 국정 성과로 이뤄보려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한미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국민감정이 극도로 나빠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적절성 논란'은 물론, 최근 북한의 태도로 봤을 때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이날 "비핵화는 실종된 지 오래고, 우리 국민이 총살당하고 불태워져도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종전선언과 가짜 평화밖에 없다"며 "이 나라가 이대로 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정권을 교체해서 역사의 법정에서 이들의 죄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를 추모하는 '손글씨 릴레이'에 동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북한, 평화, 종전을 향한 대통령의 끝없는 집착에 슬픔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낀다"며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은 대답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공허한 외침 대신 국민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답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에게는 한 생명의 죽음보다 허황된 종전선언이 더 소중한가"라며 "종전선언은 이미 철 지난 카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실은 근본적으로 변했는데 왜 자꾸 DJ, 노무현 시기의 고장 난 레코드판을 고집하는지 대통령의 고집 참 대단하다"며 "(서해 피격) 공무원 아들의 편지에 진심으로 공감했다면 이틀 만에 종전선언이라는 대북 구애를 반복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되물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종전선언의 적절성 및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는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종전선언은 평화 프로세스의 중요 부분이며 평화와 뗄 수 없다"며 "우리가 (평화체제를 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강조한 것뿐인데 '또 종전선언이냐' 이런식의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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