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에 국민은 어떤 존재인가?'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갖게 된 의문이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와 배치(背馳)되는 일들이 이 정권에서 너무나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다.
첫째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살 및 시신 훼손 사건. 문 대통령과 청와대, 군이 제대로 대처했다면 두 아이 아빠인 이 공무원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 목숨을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날려버렸다. 정권과 군·해경은 취약한 근거를 들먹이며 일찌감치 '월북자'로 단정했고, 친여 누리꾼들은 "월북자 가족이 뻔뻔하게 얼굴 들고"라는 등 고인·가족에 대한 조롱을 쏟아냈다. 공무원 시신을 찾지 못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목을 매고 있다. '정권엔 국민보다 남북 평화 쇼가 더 소중하단 말인가'란 질문이 안 나올 수 없다.
둘째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요트 구매 미국 출국 사건. 강 장관 남편은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 때문에 양보해야 하냐"고 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추석에 고향 방문을 포기하고, 해외 신혼여행을 접은 국민에겐 '내 삶'이 없나. 정의당 심상정 대표 말처럼 '국민 모욕'이다.
셋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 사건. 민주당 의원은 제보를 한 당직사병을 향해 '단독범' 운운하면서 범죄자로 규정했다. 정권에 불리한 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국민을 범죄자 취급했다. 거짓말이 탄로 났는데도 추 장관은 야당·언론을 향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자 국민을 바보로 여긴 것이다.
나훈아 씨는 콘서트에서 "(방역 당국) 말 잘 듣는 우리 국민이 1등"이라고 했다. 말 잘 듣는 우리 국민이 표변(豹變)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정권이 국민을 가재·붕어·개구리를 넘어 개·돼지 취급을 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비등점(沸騰點)을 넘어섰다.
맹자(孟子)는 권력자를 배, 국민을 배를 띄우는 물로 비유했다. 물이 성나면 배를 뒤집는다. 교수신문이 2016년 선정했던 '올해의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가 2020년 다시 뽑혀도 어색하지 않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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