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간 외교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때는 의원외교 영역에서 활로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지금의 한일관계가 딱 그 양상입니다. 국민정서도 고려해야 하지만 일본은 우리와 함께 미래를 도모할 이웃국가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정파적 이익이 아니라 국가적 대사를 다룬다는 각오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국회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겸 간사장에 선출된 김석기 국민의힘 국회의원(경주)은 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매일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간단치 않은 숙제를 맡았다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김 의원은 "양국 정부의 서로에 대한 태도를 고려하면 한일관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의원외교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선물'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대일관계에서 유화적인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분위기를 반전시키기가 어렵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김 의원은 "일본 총리가 바뀌면서 국내 일부에서 한일관계의 변화를 점치는 분위기도 있는데 저는 생각이 다르다"며 "우리 정부의 태도도 변한 것이 없고 일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현 정부 임기 마무리까지는 경색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 의원은 대한민국 의원외교를 이끄는 역할과 지역구 의원으로 실속을 챙기는 일을 병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의원은 "당장은 의원외교기관의 실무책임자로서 지역구와 관련된 언급을 하기 힘들지만 적당한 시점이 되면 양국 천년고도인 경주와 교토의 교류증진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도 시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경주-교토 뱃길복원, 양 도시의 관광인프라 공동홍보 등 경주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었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양국 의원연맹 합동총회를 사상 최초로 서울이 아닌 지역(경주)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구상하고 있다. 합동총회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개최되는데 올해와 2022년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김 의원은 일본 경찰대학교 본과(76기)를 졸업했으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내각정보실장 등 일본 정계에 넓은 인맥을 확보하고 있고 이 같은 전문성이 이번 인선에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지만 외교의 경우 더욱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겠느냐"며 "일본 내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한국의 이익을 관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한일의원연맹 내 직책 배분을 두고 그동안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오다 최근 극적으로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처럼 한일의원연맹 내 자리도 독식을 시도하다 무산돼 김 의원에게 기회가 왔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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