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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불청객, 가을모기의 역습

9월 4주차 채집된 모기 지난해 대비 약 3배 증가
모기약 등 모기 퇴치 용품도 가을 모기 창궐에 호황

대구 중구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모기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중구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모기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동구에 사는 강신우(31) 씨는 최근 모기 퇴치 용품을 여러 개 구매했다. 여름이 끝난 지도 한참 지났지만 밤마다 모기들이 극성으로 달려드는 탓이다. 강씨는 "물린 곳이 가려운 것도 짜증나지만 모기 소리 때문에 새벽잠을 설치기 일쑤라 피곤한 요즘"이라며 "날씨가 제법 추운데도 모기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모기의 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가을 모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가을 모기떼는 지난해에 비하면 규모가 배 이상 크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대구 동구에 설치된 모기 포집기에서 9월 4주 차(22~24일)에 채집된 모기의 수는 2천469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채집된 모기 숫자(902마리)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을 모기 기승은 올해 유독 잦았던 태풍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기는 주로 저수지나 웅덩이 등 고인 물에서 번식하는데 지난 8월 말과 9월 초에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따라 지나면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겨 모기 개체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행정기관들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구 동구보건소는 11월 중순까지 하천부지나 모기 관련 민원 다수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곳 관계자는 "하절기만큼은 아니지만 가을 모기 관련 민원이 매일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며 "모기 방역 활동이 끝나면 곧바로 유충 방역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모기 퇴치 용품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8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대구지역 이마트 7개점의 모기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나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마다 모기 관련 제품 매출은 여름에 폭증했다가 날씨가 서늘해지면 줄어드는데 올해 10월은 이례적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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