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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vs "뜨악한 장면" 北 열병식, 與-野 엇갈린 반응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두고 여야 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화적 대남 메시지에 반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코로나19)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는데, 코로나 이후 남북협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발언"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썼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의지, 선제적 무력사용을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더해 종전선언을 위한 미국 정치권 움직임도 고무적"이라면서 "결국 종전선언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복지위원장인 김민석 의원도 "김 위원장이 '보건위기가 극복돼 손 맞잡기를 기원한다'고 했는데, 대책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계선을 넘은 감염이 두려워 상호 경계와 차단의 벽이 위험수위로 높아진 것이 현실"이라며 "국회도 필요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열병식 관련 언급을 피했다. 최근 발생한 서해상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여론 악화를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 전략무기에 주목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도 단 한마디 직접 사과 없이 김정은은 총살 책임자를 원수로 승격시키고 기습적으로 신형 전략무기 퍼레이드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빚 많아 월북'이라며 돌아가신 분에 낙인을 찍으면서까지 고수하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은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며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의 핵 무력이 고도화, 현대화된 것이 증명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새롭게 추진하려는 '종전선언 후 비핵화 추진안'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열병식에서)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줬다"며 "이번 열병식은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와 '한미 동맹' 사이에 어느 쪽을 선택할지 우리 정부를 더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열병식이 국내 일부 방송에서 중계된 게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은 "조선중앙티비를 통째 중계하는 뜨악한 장면을 보고 있는 제 눈이 의심스럽다"고 했고, 김기현 의원은 "적국의 전쟁 능력 과시용 군사 퍼레이드를 기다렸다는 듯 대대적으로 중계방송하다니 제정신인가"라고 썼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해상 실종 공무원의 피살 사건과 관련 "명백한 정부의 직무유기"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우리 국민보다 북한이 먼저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정부·여당이 계속 진실을 은폐하고 물타기 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사촉구 및 국정조사를 통해 반드시 진실 규명을 해야 한다. 짝사랑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고 집착이 지나치면 스토킹이 된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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