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끈한 추미애 또 소설발언 “野 장편소설 쓰려 하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2일 아들 서 모씨를 둘러싼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또다시 '소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발끈했다.

거듭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소설이 소설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장편소설을 쓰려고 하나"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감에서 서 씨의 의혹에 대해 "정당한 병가로 위법, 불법 없는 간단한 사건인데 크게 키우려고 하고, 언론이 가세하고 야당이 증폭한 아홉달 간의 전말을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장편 소설을 쓰려고 했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에게 "지난 7월 서울동부지검에서 (아들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이미 불기소 결론을 내리고 대검찰청에 보고했는데, 대검에서 이를 미뤄달라는 언론 보도를 봤느냐"고 물었다.

앞서 한 언론은 동부지검이 올해 7월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하자, 대검은 '사건을 계속 쥐고 있으라'는 취지로 반려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는 추 장관이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을 발동한 시기로, 법무부와 대검찰청 사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였다. 해당 보도는 "법무부의 수사 지휘권으로 일격을 당한 대검 수뇌부가 반격의 카드로 추 장관 아들 사건을 쓰려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도 해석했다.

이같은 박 의원의 질문에 추 장관은 "보도 내용을 보고 다시 복기해보면 7월 2일 채널A 사건 관련해 수사 지휘를 했다"며 "그 무렵이기 때문에 아마 보도 내용 자체에 대해 저도 복기를 해보면 상당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국감에서 추 장관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 이후 불거진 '거짓말 논란'에 대해서 해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들 서 씨의 휴가와 관련해 보좌관과 연락하지 않았다고 말한 점이 거짓이라고 지적하자, 추 장관은 "제가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검찰이 공개한 보좌관과의 메시지에 대해 "카카오톡에 이런 문자가 있었다는 것은 휴대전화가 포렌식이 돼서 나와 아는 것일 뿐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좌관에게 전화번호를 전달했다고 하지만 보시면 '지원장교님'이라고 돼 있다"며 "직접 아는 사람의 번호를 지시 차원에서 보냈다면 '지원장교'라고 돼 있지, '님'자를 안 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저 문자는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이 질의를 이어나가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어떻게 전부 기억하느냐"고 말하는 등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조용하게 장관과 국회의원이 질답할 수 있도록 장내 정돈을 부탁한다"며 "김남국 의원 너무 심하다. 말끝마다 개입해서 추 장관 답변을 왜 자기가 하느냐"고 지적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유죄다, 무죄다 해석은 검사가 알아서 하겠지만 장관이 국회에 와서 한 거짓말은 검사가 참말로 바꿔줄 수 없다"며 "도대체 얼마나 강심장을, 뻔뻔한 얼굴을 가지고 있느냐. 9월 한 달 간 한 거짓말이 27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추 장관은 "27번이나 윽박질렀죠"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이 '권력 있고 힘이 있어 덮어준다고 해서 거짓이 사실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의혹을) 덮어달라고 한 바 없다. 무엇을 조작하고 덮었다는 건지 근거를 가지고 말해달라"고 대응했다.

윤 의원이 "참 대단합니다"라고 말하자 추 장관도 지지 않고 "네, 대단하십니다, 위원님도"라고 맞받았다. 추 장관은 아들과 관련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도 "지엽적인 질문을 (답하는) 것은 피차 똑같아지기 때문에 삼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엄청난 권력형 부패가 있던 것처럼 부풀려 온 정치공세를 당했다고 해도, 아들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은 거듭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지금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오전 중 감사를 중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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