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일병. 전역해 사회에 복귀했으니 당치 않은 호칭이겠지만 실명을 기재하면 여당과 '대깨문'들이 또 어떤 난리를 칠지 몰라서 편의상 그렇게 부르겠습니다.(겁나서가 아니라 개, 돼지들이 꽥꽥거리는 게 성가셔서 그러함을 이해하길) 그리고 기자가 서 일병 모친 연배(年輩)이고, 아들도 서 일병 또래이니 편히 말을 하겠네. 그리해도 과히 결례(缺禮)는 아닐 것으로 보네.
모친의 '애완견' 검사들이 군(君)과 모친, 모친의 전 보좌관 모두 '혐의 없음' 면죄부를 준 덕에 지금쯤 '다 끝났다'며 느긋하게 발 뻗고 있겠지.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군. 2017년 6월 25일 당직 근무 중 군이 '미귀'(未歸)한 것을 알고 전화로 복귀하라고 한 현 병장 측이 모친과 변호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니 말이네. 현 병장은 분명히 군과 통화했는데 모친과 변호인이 현 병장을 거짓말쟁이로 몰았다는 거지.
알다시피 모친은 현 씨의 제보를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했고, 변호인은 "통화할 일도 통화한 사실도 없다" "떠도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마치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만들어 옮기는 'n'차 정보원의 전형적인 예"라고 했지. 이게 모두 거짓말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네.
무슨 꿍꿍이인지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애완견 검사들의 서울동부지검이 이를 폭로(?)했네. "당시 부대 복귀를 연락받은 서 씨의 부탁으로 추 장관의 전 보좌관이 지원 장교에게 전화를 했고, 장교가 현 씨에게 휴가 처리 사실을 말한 사실이 있다." 그리고 동부지검 공보관이 이를 재확인했고! "수사팀에 다시 확인했다. (통화했다는 사실은) 서 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 인정했다. 그것은 팩트가 맞다."
거짓말 공방이 이런 결말에 이르기까지 군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군. 검찰 수사 결과와 공보관의 '확인'이 맞는다면 그동안 모친과 변호인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는 얘기인데 왜 그랬나? 모친과 변호인에게 진실을 말했으나 '너는 아무 소리 말고 잠자코 있어'라고 해 그렇게 됐나? 아니면 모친과 변호인에게 현 병장과 통화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고, 이 말을 믿은 모친과 변호인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 건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모친과 변호인에게 거짓말을 해달라고 했나?
기자는 그 속사정을 잘 모르네. 그러나 지금 드러나는 것은 어떤 연유이든 군이 진실하지 않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네. 27세이면 청춘의 맑고 풋풋한 향기가 배어 나오는 순수한 나이이지. 그러나 드러난 팩트만 보면 안타깝게도 군은 그렇지 않아 보이네. 동료 병사를 거짓말쟁이로 만든 모친의 거짓말을 만류한 흔적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으니 말이네. 부끄럽지 않나?
이래서는 안 되네.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네. 이런 부끄러움을 지닌 채 어떻게 앞으로의 인생을 잘 살아가겠나? 결혼해서 가정도 꾸릴 텐데, 배우자가 '그때의 진실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건가? 2세가 태어나 거짓말을 하면 또 뭐라고 할 텐가?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할 건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뮤직박스'(1990)라는 영화가 있네. 아버지가 2차 대전 당시 헝가리 나치 '화살십자당'의 행동대원으로 헝가리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사실을 알게 된 변호사가 고뇌 끝에 아버지를 사법 당국에 고발하는 내용이지. 아버지를 '양심'의 이름으로 고발하는 게 작위적(作爲的)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어쨌든 양심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지. 한번 볼 것을 권하네. 현 병장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듯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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