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 하락과 '공정경제 3법'에 대한 당내 반발,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대책위원장에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임명하려다 무산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12일 복수의 언론에 보도된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비대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에서 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는 김 위원장이 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여당이 독식한 상임위원장직 18개 중 7개를 가져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거론하면서다. 그는 "이러다가는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우회적 질타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로 사람들은 내년 4월7일 있을 재보궐선거 대책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해 서울·부산시장 선거 분위기를 국민의힘 쪽으로 끌고오려는 전략이 초반부터 차질을 빚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비대위는 당초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4·7 재보궐선거대책위원회를 이날 띄우려 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히며 계획이 불발됐다.
유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친박계 인사라, 특히 비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대위 사전 논의 없이 지난 10일 유 전 부총리가 내정된 사실이 퍼져나간 것을 두고 다수의 비대위원들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비대위는 3선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도로 친박당' 이미지를 반대 명분으로 내걸며 김종인 위원장의 유 전 부총리 낙점을 반대하는 의사결정에는 주호영 원내대표도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대위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주에 유 전 부총리가 내정된 사실을 비대위원들은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주 원내대표가 직접 김선동 사무총장을 향해 '무슨 일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30%이하로 떨어진 것 또한 '김종인 리더십'이 흔들리는 증거로 거론된다.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10월 1주차(10월 5~8일) 주간집계(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28.9%로 전주에 비해 2.3%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북한군 피격 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논란 등 정부·여당에 악재가 이어졌는데도 되레 야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는 35.6%로 1.1%포인트 올랐다.
정부와 여당이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정경제 3법'이라고 부르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큰 틀에서 찬성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당 내 중진의원들이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반발한 것 또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이에 각 언론을 비롯한 여론전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은 당에 '뿌리'가 없기 때문에 흔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비대위 초반에는 김 위원장을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당 지지율이 오름세여서 김 위원장을 '믿고 지켜보자'는 분위기였지만,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김 위원장의 지지대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기 세력이 없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한계를 드러낸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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