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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경선 대책위원장 불발…'김종인 한계론' 솔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과 '공정경제 3법'에 대한 당내 반발,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대책위원장에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임명하려다 무산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12일 복수의 언론에 보도된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비대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에서 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는 김 위원장이 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여당이 독식한 상임위원장직 18개 중 7개를 가져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거론하면서다. 그는 "이러다가는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우회적 질타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로 사람들은 내년 4월7일 있을 재보궐선거 대책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해 서울·부산시장 선거 분위기를 국민의힘 쪽으로 끌고오려는 전략이 초반부터 차질을 빚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비대위는 당초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4·7 재보궐선거대책위원회를 이날 띄우려 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히며 계획이 불발됐다.

유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친박계 인사라, 특히 비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대위 사전 논의 없이 지난 10일 유 전 부총리가 내정된 사실이 퍼져나간 것을 두고 다수의 비대위원들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비대위는 3선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도로 친박당' 이미지를 반대 명분으로 내걸며 김종인 위원장의 유 전 부총리 낙점을 반대하는 의사결정에는 주호영 원내대표도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대위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주에 유 전 부총리가 내정된 사실을 비대위원들은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주 원내대표가 직접 김선동 사무총장을 향해 '무슨 일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30%이하로 떨어진 것 또한 '김종인 리더십'이 흔들리는 증거로 거론된다.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10월 1주차(10월 5~8일) 주간집계(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28.9%로 전주에 비해 2.3%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북한군 피격 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논란 등 정부·여당에 악재가 이어졌는데도 되레 야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는 35.6%로 1.1%포인트 올랐다.

정부와 여당이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정경제 3법'이라고 부르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큰 틀에서 찬성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당 내 중진의원들이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반발한 것 또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이에 각 언론을 비롯한 여론전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은 당에 '뿌리'가 없기 때문에 흔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비대위 초반에는 김 위원장을 못마땅해하는 이들도 당 지지율이 오름세여서 김 위원장을 '믿고 지켜보자'는 분위기였지만,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김 위원장의 지지대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기 세력이 없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한계를 드러낸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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