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대구에서 설립된 향토 장수기업인 일신프라스틱이 최근 코로나 사태로 시름하는 지역 경제계에 최근 작지만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와 창사이래 최초 직 수출계약을 맺고 지난 17일 초도 물량을 선적한 것. 지난 13일 이 회사 전병규 대표이사를 만났다.
200여명의 직원을 둔 일신프라스틱은 지난해 매출 약 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역에서는 존재감이 작지 않은 기업이다. 2016년 대구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대구 국가산단 1호 입주기업이기도 하다.
소비자 접점이 작은 자동차부품업계 특성상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건 아니지만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내로라 하는 주요 자동차부품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싼타페, K7, 코나, 아반떼 등 현대,기아차 거의 전 차종에 이 회사의 부품이 들어간다.
2세 경영인인 전병규 일신프라스틱 대표는 "우리 회사는 현 전동근 회장님께서 1971년에 설립하여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한 우물만 파 왔다. 대구의 주력산업이 변화하면서 섬유용 프라스틱제품에서 자동차 부품으로 제품군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에 차량도어용 플라스틱 부품의 내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회사는 도약기를 맞았다. 이 때에 현대차와 직접 거래를 시작하였으며 더불어, 이 시기에 대우자동차, 쌍용차, 현대 모비스 등과도 거래가 시작되었다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지만 특히 강점을 보이는 것은 공조장치(HVAC) 분야다.
전 대표는 "공조장치 모듈의 경우 60개 내외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플라스틱으로 된 모든 부품은 일신이 만들고 금속 부품은 고객사에서 받아 일신이 직접 조립한다. 전자동으로 작동검사를 하고 불량까지 감지해 내는 설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는 물론 기술력도 필요해 2차벤더로서는 매우 드문 사례고, 고객사에서 이런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50년 가까이 한 우물만 파온 역사를 말해주듯, 수출 실적이 없었던 속에서도 최근 5년간 매년 10~20억원 상당의 매출 성장이 꾸준히 이뤄지는 등 성장세가 탄탄하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0년대 들어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자동차 재떨이 시장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비슷한 시기 주 고객사이던 완성차 업체가 휘청이면서 매출 채권이 종이조각이 돼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신프라스틱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2018년부터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사내 해외영업조직을 확충하고 대구TP와 손을 잡고 적극적인 해외 수주활동에 나섰다.
그 결과 HVAC에 들어가는 사십여 부품이 일본 수출 길에 오르게 되었으며, 그 중 '블로우 휠'이라는 공조장치 부품이 포함되어 있다.
공조장치 속 선풍기 날개 같은 존재인 이 부품은 고속으로 회전 할 때 균형이 유지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어설프게 만들면 소음이나 진동이 발생되어 소비자 클레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신프라스틱은 이 부품의 균형과 내구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기술력을 집중 시켰고, 품질관리 능력도 확신시킨 덕분에 해외업체라는 감점요소를 극복해냈다.
수출 품목이 추가될 여지도 다분하다. 283만 달러의 초도계약을 맺고 이미 수출길에 오른 블로우 휠 외에도 일본 고객사와 함께 진행하는 4개의 프로젝트가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수출길에 오를 예정이며, 이 경우 1천200만달러까지 계약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회사가 내년이면 창립 50주년을 맞는데 이번 수출 성과로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올랐다. 1세대 전동근 회장님께서 이루지 못한 해외수출을 실현한 것을 발판으로 하여 향후 북미 및 유럽을 아우르는 글로벌 회사로 육성시켜 나갈 예정이다" 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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