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m 폭도 안되는 산책로…' 경산시, 혈세 2억7천만원 허비

"신중히 검토하고 시행했으면 예산 절감할 수 있었을텐데…"
인프라 보수 공사 예산 낭비…"신중한 검토 필요" 지적 봇물

경산시가 경산교 아래 우안 도로 옆 산책로의 탄성 포장을 걷어내고 새로 확포장 공사를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시가 경산교 아래 우안 도로 옆 산책로의 탄성 포장을 걷어내고 새로 확포장 공사를 하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북 경산시가 남천 산책로 확·포장, 백천동 회전식 교차로 공사를 하면서 당초에 신중하게 검토한 뒤 시행했더라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산시는 도심을 흐르는 남천에 국비 등 예산 430억원을 들여 자연형 하천사업을 2011년 준공했다. 이후 강변 양쪽에 교량 하부도로(언더패스)를 개통하고 운동시설,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하지만 경산교, 서옥교 아래 교량 하부도로 옆 산책로 일부 구간은 폭이 채 1m도 되지 않아 산책 나온 시민들이 교행을 하는데 불편을 겪었다.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자 경산시는 경산교 아래 동쪽 산책로 포장을 걷어내고 다시 폭 2m로 확장하는 공사를 다음달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7천여만원이다. 시민들은 "남천의 자연형 하천사업을 준공한 이후 경산교, 서옥교 아래 산책로를 조성할 당시부터 시민들이 교행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으면 뒤늦게 예산을 다시 투입해 새로 조성하는 데 따른 예산 낭비는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백천동 삼도뷰엔빌W 아파트 입구의 회전식 교차로 조성 공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곳에는 1천213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한 삼도주택㈜이 2018년 5월 신호등을 설치해 경산시에 이관했다.

경산 백천동 삼도뷰엔빌W 아파트 입구 교차로에는 당초 신호등이 설치됐으나 주민 불편 민원에 따라 경산시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회전식 교차로로 바꿨다. 김진만 기자
경산 백천동 삼도뷰엔빌W 아파트 입구 교차로에는 당초 신호등이 설치됐으나 주민 불편 민원에 따라 경산시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회전식 교차로로 바꿨다. 김진만 기자

하지만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후 해당 아파트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대거 늘어나면서 교차로 신호등이 오히려 교통정체를 유발하고, 보행자들도 긴 신호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에 경산시는 올해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교차로를 회전식으로 변경하고, 교통섬과 안전지대 등을 만들었다.

이 사업 또한 처음부터 교통량 분석 등을 통해 차량 소통이 원활할 수 있는 회전식 교차로를 설치했더라면 2억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민들은 "행정당국이 인프라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실행한다면 아까운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