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악재' 호기에도 뒷걸음질…국민의힘 "주군을 찾아라"

TK 베테랑 보좌관 6인 진단…당색·정강정책 교체해도 약발 떨어져 지지율 하락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이 21대 총선 참패 후 절치부심하며 당색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등 갖은 노력을 하지만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한동안 오르던 지지율이 꺾여서 정체되다가 추석 연휴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되려 더 주저앉았다.

대구경북 출신 전·현직 베테랑 국회 보좌관 6인은 한결같이 '인물'로 이러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다만 세부 방법론은 다르다.

이들 중 절반인 3명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닌 기존 잠룡이 주역이 되어 정국을 끌고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당에 활력이 생긴다는 논거이다.

경력 20년이 넘는 A보좌관은 "야권이 분위기를 반전하려면 원희룡, 오세훈, 유승민 등 대권 주자들이 너도나도 무대에 뛰쳐나와 메시지를 내며 보수만이라도 대선 붐을 일으켜야 한다. 그래야 당에 역량 있는 사람이 모인다"고 주장했다.

B보좌관 역시 "이른바 '전문경영인' 체제가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 또는 킹메이커 중심으로 당을 재편하고 지금부터 정권교체를 해 보겠다고 나설 사람들에게 멍석을 깔아줘야 한다"면서 "차기 대선주자들이 마음껏 춤출 무대를 만들면 거기서 조직과 사람들이 각자 '주군'을 위해 경쟁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대여 전투력이 나온다"고 호응했다.

대선 국면으로 가는 여정이 긴 만큼 지금은 실력을 기르고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전직 보좌관 C씨는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를 낼 조짐을 보이는데 상식적으로 번듯한 제1야당이 존재했다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얼마나 국민으로부터 괴리돼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당이 '국민의힘=보수=기득권=탄핵=국정농단=군사독재'라는 연상이 떠오르지 않는, 완전 새로운 인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기존 인물들은 실력은 없으면서 나이와 경력, 각종 고시 기수 뒤에 숨어서 잇속만 챙기는 '나쁜 기득권' 이미지가 고착화돼 공정과 주거기본권 등으로 여당을 아무리 공격해도 국민은 '너나 잘하세요'를 외칠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들 '여의도 베테랑'들은 현재 보수정당이 직면한 '지지율 위기' 원인으로 '새로운 비전 제시 실패'로 꼽았다.

D보좌관은 "근본적으로는 3040세대를 잡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보수는 어떤가"라며 "통일관을 비롯해 안보, 경제, 외교 등 1960년대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다. 이래서는 21세기가 원하는 '국민의 힘'이 되는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들은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평가에는 긍정과 부정 입장이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긍정을 표한 이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영남 패권주의'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을, 부정 평가한 보좌관들은 대구경북 정치권이 '지분'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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