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이란 민중의 지혜가 응축되어 널리 구전되는 민간 격언으로, 사리에 꼭 맞아 인생에 대한 교훈이나 경계가 되는 짧은 말 또는 본보기가 되는 귀중한 내용의 어구 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중국인들이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예의 밝은 민족의 나라라고 평하며 '동방예의지국'이라 했다.중국의 공자도 '자기의 평생 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하였다' 한다. 예의 기본은 효도에서부터 출발한다. 효와 관련해 우리 속담들을 소개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죽어 석 잔 술이 살아 한 잔 술보다 못하다'는 말은 '죽은 뒤에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생전에 조금 위하거나 생각한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어버이 돌아가시어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슬픔을 일컫는 '풍수지탄'이란 사자성어와 그 의미가 부합하는 속담이다. 요새 유행하는 '있을 때 잘해'란 대중 가요의 노래 가사와도 잘 어울리는 말이다.
효도와 관련해 속담을 더 소개하자면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라는 말이 있다. 반듯하고 올곧게 뻗은 나무는 일찌감치 재목감으로 베어진다. 하지만 쓸모가 없어 눈길조차 주지 않은 등 굽은 소나무는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다. 부모는 어려운 살림에도 논 팔고 밭 팔고 심지어는 선산까지도 손대면서 잘난 자식을 대학 보내고 취직시켜서 장가갈 때까지 헌신적으로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정작 잘난 자식은 제 잘나서 성공하고 출세한 줄로 알고, 늙고 무식하고 병든 부모를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보며 살가운 전화 한 통 하지 않는다. 반면 돈이 없어 대학도 못 가고 부모 밑에서 농사나 거들던 구박덩이 자식은 끝까지 부모를 봉양하며 함께 산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눈먼 자식이 효도한다"는 속담은 무능하다고 여긴 자식이 도리어 인간다운 일을 해낸다함을 비유한 말로 대수롭지 않은 사람이 도리어 제구실을 할 때 하는 말이다. 박완서의 소설 "도시의 흉년"에 "그러게 성님 내가 뭐랍디까? 병신자식 덕본다구, 위해 기른 자식보다 구박해 가며,기른 자식 덕 본다고 하지 않습디까?"라는 문장이 있다.
요즈음 세상의 흐름에서 나라를 위한 충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집안에 '효자효녀'도 드물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무조건 사랑이나 칭찬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과잉사랑은 자식들에게 자립성을 잃게하며 의존심만 키우게 된다.
효와 관련해 독일의 속담에는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키울 수 있으나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키 어렵다." 라는 말이 있다.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를 늘 부모는 신경을 쓰지만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자식들은 마음에 두지 않는다. 자식들의 효성이 아무리 지극해도 부모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외에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는 좀처럼 어렵다는 뜻의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 없다."는 속담과 시집살이 싫다고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와 시부모께 효도 한다함을 일컫는 "나갔던 며느리 효도한다"는 속담도 있다.
효는 옛부터 가족을 사랑으로 묶는 밧줄과 같은 것이다. 효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은 부모가 자식에게 효를 내리 실천해 모범을 보이는 일이 꼭 필요하다.

우하영 우리말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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