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출신의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오랜 금기를 깨고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가운데, 영국의 진보 성향 매체가 국제사회의 시위대 지지를 촉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태국의 시위와 국왕에 대한 가디언의 견해: 존경의 끝' 제하의 사설에서 이번 반정부 시위를 민주주의에 대한 오랜 굶주림의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국왕을 신처럼 받드는 태국에서 시위대가 군주제 개혁 요구라는 금기를 깼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지난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 정부는 무능하고 권위적이며 해외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들까지 괴롭히거나 죽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70년간 재위한 뒤 숨진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뒤를 이은 마하 와치랄롱꼰 현 국왕도 복잡한 사생활에 군대와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8천억원)에 달하는 왕실 재산의 사유화로 국민의 불만을 샀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는 최근 왕실 자동차 행렬에 저항의 의미로 세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행동을 했다. 이는 영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에서 독재 저항 세력이 취했던 행동으로 자유와 평등, 동지애를 의미한다.
신문은 "시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오랜 욕구를 반영하지만, 군주제에 도전하는 것은 금기였다.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장면"이라며 "군주제에 대한 존경의 의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1976년 벌어진 탐마삿 대학에서 벌어진 학살이 재연되지 않도록 영국과 다른 나라들이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탐마삿 학살'은 1973년 민중봉기로 축출된 타놈 키티카촌 전 총리 복귀 문제 등으로 태국의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왕실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경찰과 군인 등이 학생들을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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