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19일 대구를 찾아 로봇과 인간이 함께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오후 7시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좌에서 오 교수는 '포스트코 로나와 휴머노이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오 교수는 2004년 국내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세계적인 로봇 전문가다.
2016년 과학기술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
2015년 미국 국방성 산하기관이 주최한 재난 대응 로봇경진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17년에는 오 교수가 개발한 탑승형 로봇 FX-2가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오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로봇 붐'은 다수의 로봇 기업 설립과 이들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고, 국내 대기업 다수도 수면 아래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스마트팩토리 확대 등을 통해 제조업 영역에서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의 움직임 등을 언급하며 향후 로봇 도입이 확대될 분야와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도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스피커, 안내 로봇, 수술 로봇, 군사용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의 등장에도 로봇과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의 자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사람은 직관을 통해 아주 미흡한 정보만으로도 순간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만 로봇은 그렇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어린이는 대여섯 살만 돼도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이를 일반화할 수 있어 강아지와 고양이를 쉽게 구분하지만 인공지능(AI)은 두 동물의 차이를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예를 들었다. 또 "AI에게는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다 알려줘야 맞힐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로봇이 잘하는 일과 사람이 잘하는 일은 구분되므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 잘하는 일은 대체로 사람이 싫어하는 일들이고, 로봇이 못 하는 일들은 사람에게 적합한 일들"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로봇이 하기 적합한 일과 사람이 하기 적합한 일을 나누고 로봇과 함께하면 된다. 앞으로 사람은 로봇이 일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하면 로봇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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