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조국 사태' 때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언행 불일치"라며 '쓴소리'를 한 소신파였던 터라 이날 탈당 소식에 정치권 반응은 뜨거웠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아쉬운 일"이라며 "충고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일단 떠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과 함께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탈당으로 마지막 충정을 보여주겠다는 말도 이해는 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고 입장문을 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자연인으로서의 탈당"이라며 "큰 의미가 있을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반면 금 전 의원과 갈등을 빚었던 친문(친문재인)계에서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부정적 목소리가 쏟아졌다. 심지어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탈당을 축하한다", "다시는 민주진영에 기웃대지 말라"는 글이 등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더 당기겠지만,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철수형(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 외롭다. 이럴 때 힘을 보태주는 것"이라고 비꼬았고, 지난 총선 직후 "금태섭을 닯겠다"고 했던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입장을 바꿔 금 전 의원을 "철새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박수영, 조수진 의원 등 금 전 의원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특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금 전 의원 영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그렇지 않아도 탈당과 관계없이 가끔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라 한번 만나볼 생각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권에서 서울시장 후보군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금 전 의원을 영입,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이 흘러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2016년 20대 총선 때 금 전 의원을 공천한 바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금 전 의원 탈당 소식에 "탈당했으니까 한번 만나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SNS를 통해 "어차피 그 당, 바뀔 것 같지도 않다"며 금 전 의원의 선택에 지지를 보냈다.
한편,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편 가르기로 국민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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