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대는 최근 축구부와 야구부에 이어 태권도부, 컬링부까지 창단하며 대학스포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대학 운동부를 총괄하는 KIU스포츠단 단장을 맡은 정지규(45) 스포츠학과 교수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 출신으로 '선출'(선수 출신)이 아닌 스포츠경영 전문가이다. 서울대에서 석·박사를 마친 후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을 나왔으며 삼성그룹에서 18년 간 스포츠 관련 업무 경력을 쌓았다.
어릴 적부터 삼성라이온즈 '찐팬'인 정 단장은 처음엔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에 입사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신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직프로그램이 참여해 삼성라이온즈 근무를 선택했고 결국 대구로 내려왔다.
정 단장은 "경산 볼파크 첫 출근 날 공교롭게도 동갑내기 국민타자 이승엽이 일본 진출을 선언하며 팀을 떠나 본의 아니게 '눈칫밥'(?)을 먹으며 업무를 시작했다"고 웃었다.
2009년부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산하 삼성스포츠단에 근무하며 삼성라이온즈 야구단, 수원 삼성 축구단을 비롯해 10여 개 팀들의 운영과 국내외 스포츠 마케팅, 웰니스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등 다양한 업무를 섭렵했다.
경일대와의 인연도 삼성라이온즈 만큼이나 우연했지만 특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회사를 쉬던 중, 2019년 경일대가 야구부와 축구부 창단을 선포하면서 스포츠경영 전문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지원했고 올 2월 스포츠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정 단장은 "현장에서 늘 외치는 '공부하는 학생선수'는 구호만으로 실현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대학 운동부 선수들에 대해서는 영어, 컴퓨터 등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초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수들이 밀착 상담을 하면서 폭력을 비롯한 기존의 스포츠계 낡은 관행을 철저히 근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하는 학생선수라고 해서 운동 환경이 뒤쳐질 수는 없다. 경일대는 대학 최고 수준의 인프라 및 훈련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축구부를 위한 국제 규격의 축구장 2개면이 올해 중으로 착공되며, 대학 내 지역 최고 수준의 전용 야구장도 생길 예정이다. 훈련시스템 또한 프로에 버금가는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학생선수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회비징수 또한 일체 없앴다.
경일대의 이같은 시도는 스포츠와 웰니스(건강증진)가 합쳐진 '스포츠 웰니스'가 미래형 신산업이라고 판단한 정현태 총장의 뚝심이 밑바탕이 됐다.
정 단장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된 데에는 20년 전부터 시작한 글로벌 수준의 사내 웰니스 시스템도 한 몫했다. 삼성에서 배운 다양한 철학을 경일대에서도 펼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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