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는 현직에 있을 당시 '돈벌이에 혈안인 사람' '실리콘밸리의 악마'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심지어 그를 '어둠의 군주'라고 상상하는 음모론 맹신자도 있었다. 하지만 MS 회장에서 물러난 빌 게이츠는 180도 이미지 변신을 했다. 기부의 대명사이자 빈민국 구제와 감염병 백신 개발 지원 전도사로 나섰다.
빌 게이츠는 2008년 원자력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사람들 대부분이 위험하다고 여기는 원자력에 혁신을 더함으로써 기후 변화 및 에너지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역발상이었다. 그는 '테라파워'라는 원자력 기술 기업을 출범시켰다. 테라파워 연구진들은 원전 사고가 1970년대 이전 기술이 가진 설계 결함과 인간 실수가 겹쳐져 발생한 점에 주목,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신개념 원자로를 설계했다.
테라파워 원자로(고속증식로)는 액체금속을 냉각재로 사용하고 열화우라늄을 연료로 쓴다. 빌 게이츠에 따르면 테라파워 원자로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폭발하지 않으며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지 않는다. 게다가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는 사용후핵연료봉을 가공해 연료를 얻어낸다. 테라파워 원자로의 안전성과 시장성은 검증 과정이 필요하지만, 빌 게이츠의 주장이 맞다면 지금껏 원전에 대해 인류가 가진 두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날이 올지 모른다.
정부가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해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는 감사원 발표가 20일 나왔다. 후폭풍이 거세게 일 수밖에 없는 감사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원전 산업 기반들이 무너지고 있다. 대학 원전 관련 학과에는 지원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근대 이후 인류는 신기술로 난관을 극복해 왔다. 언제나 해답을 찾았듯이 원자력 분야도 그런 혁신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나라가 탈원전에 매몰된 나머지 원전 인프라와 인력이 싸그리 사라져 버렸는데, 어느 날 완벽한 원전 기술이 세상에 떡 하고 등장하면 그때는 어쩔 것인가. 탈원전은 하나의 선택 가능한 카드일 뿐 신앙이 돼서는 안 된다.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오류가 없다는 환상과 고집에서 속히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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