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르자 백신 종류를 따져가며 접종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산 백신을 무료로 맞은 뒤 사망하는 사례가 대부분인 탓에 유료접종과 수입산 백신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22일 대구시내 병의원들에 따르면 예년과 달리 병원에서 무슨 백신을 쓰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내과병원에 따르면 사망 사고가 난 백신이 대부분 국산인 탓에 국산 백신은 맞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곳 원장은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우리 병원도 국산은 받지 않고 수입산 백신만 구해서 접종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백신 접종을 중요시하지 않던 나라들도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자국민 백신을 우선 챙기다 보니 수입량이 예년의 10% 수준밖에 안 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했다.
백신 종류를 따져가며 접종하려는 기현상은 무료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고가 일어나면서 강해졌다. 현재까지 사망자 중 유료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는 지난 21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SK바이오스카이셀플루 4가'를 맞고 사망한 서울 거주 53세 여성 한 명을 포함해 2명 뿐이다.
질병관리청이 22일 오후 1시 기준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인 13명이 맞은 백신을 제조사 별로 살펴보면 보령바이오파마 3명, GC녹십자 2명, SK바이오사이언스 5명, 한국백신 2명, LG화학 1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지역 병의원별로 갖고 있는 백신 제조사에 대한 정보가 오가고 있다. 상온 노출 위험성 때문에 배송이나 유통방법을 따져보는 사람도 있다.
대구 북구의 한 병원장은 "주로 묻는 내용이 수입산 백신이 있는지, 사고가 난 백신과 같은 회사 제품인지다. 배송방법을 묻는 사람도 있어 요즘은 일반인들이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했다.
무료 접종으로 배송되는 백신은 대부분 백신 제조회사에서 도매상을 거쳐 지역 병의원으로 들어간다. 반면 유료 접종을 위한 백신은 각 병의원이 제조사 공장으로부터 배송되는 물량을 직접 받는 식이다. 유료 접종용 백신의 유통단계가 한 단계 줄어 상온에 노출될 위험도가 낮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접종 백신의 원산지와 유·무료 구분보다는 백신 유통과정이 위험성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박억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수입산이나 국산이나 백신의 원재료는 같다"며 "제조사에서부터 병의원까지 철저히 냉장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단 한순간도 상온에 노출돼선 안 된다"며 "빛을 차단한 상태에서 2~8℃ 냉장보관이 원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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