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한국산림과학고에서 미래 산림일꾼 키운다

박문섭 한국산림과학고 산학겸임교사

박문섭 한국산림과학고 산학겸임교사
박문섭 한국산림과학고 산학겸임교사

"숲은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다"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산림계 특성화고인 한국산림과학고등학교이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산림과학고는 2012년 춘양상업고등학교에서 교명을 바꿔 새롭게 거듭났으며 현재는 약 140명의 학생들이 산림 전공 분야의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산림청은 한국산림과학고를 산림 분야 특성화고로 지정하여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산림 분야 특성화고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 현장 간의 연계 강화를 위한 산학겸임교사 채용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 향상과 취·창업 지원을 위한 자격증 취득, 목공·임업 기계장비 교육 등 맞춤형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또한 4차산업 기술 도입에 대비한 드론, GIS, CAD 등의 교육 및 임업 분야 현장실무교육을 위한 기자재 구입을 지원하는 등 특성화고 지원 사업은 산림 분야 인재 양성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수년간 산학겸임교사로 근무하면서 미래목처럼 가능성을 지닌 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학생들을 보며 가르침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성화고 지원 사업은 학교와 학생의 성장에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꼽는다면 2019년의 전공 인정도서 개발을 들 수 있겠다. 기존 교재는 대학 교재를 재구성해 사용한 탓에 어려운 한자 용어도 많고 편찬된 지 오래되어 산림 분야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 때문에 환경 변화와 학생 수준을 반영하여 자격증 취득 등 취업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필수 기초 과목 인정도서인 산림경영, 기초 수목생리학을 개발한 것이다. 전공 인정도서 개발로 산림 분야 젊고 유능한 인재 양성에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산림 현장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현장 중심 교육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현직자와의 멘토링 프로그램, 체험학습활동, 채용박람회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진로탐색 및 취업 안정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현장 중심 교육은 학생과 취업처의 미스 매칭을 줄여주기 때문에 '선 취업 후 진학'을 기조로 삼고 있는 한국산림과학고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의 산림 분야 특성화고 지원에 힘입어 우리 한국산림과학고의 최근 5년간 취업 통계를 보면 공무원·공공기관에 50여 명, 민간 기업에 70여 명이 취업해 60% 정도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고, 산림 분야 취업 연계성과 취업 안정성도 우수한 편이다.

이러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산림계열 전문교사와 실습부지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미래 임업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산림청 특성화고 지원 사업의 규모 확대 및 관계 부처의 관심과 협조를 통해 배움이 취업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한국산림과학고는 물론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은 우리 삶의 터전이자 일터·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용 잠재력이 풍부한 산림에서 학생들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산림 분야 특성화고 지원 사업은 유지·확대돼야 한다. 맑은 공기와 신선한 자연이 있는 이 숲에 우리 학생들이 미래와 희망을 심어 이 나라의 동량지재(棟梁之材)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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