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3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시무7조 상소문' 청원에 답변했다. 이를 놓고 국정 운영과 관련한 지적에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 또한 정부의 힘 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국민께서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실 때 이뤄낼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답게,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이 열망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문재인정부는 국가 정책의 설계와 집행 등 전 과정에 걸쳐 각 분야의 전문가 의견뿐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청원을 통해 전해주신 의견도 잘 듣고 다시 한번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 고견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인(塵人) 조은산이라는 인물이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이 청원은 최종 43만여명의 동의를 얻을만큼 큰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
청원인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현 경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며 시무 7조를 고한다고 밝혔다.
그의 조언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의 내용이다.
누리꾼들은 이를 놓고 "무슨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되풀이 한다", "동문서답도 이런 동문 서답이 없다", "청와대의 5개 국정과제 왜 나는 다 못하는 것 같으냐, 나는 대한민국 국민도 아닌가 보다" 등 댓글을 쏟아내며 원론적인 청와대 답변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다음은 청와대 답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디지털소통센터장 강정수입니다.
오늘은 <시무7조 상소문> 청원에 답변드립니다. 청원인께서는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정부의 경제정책과 외교정책 등을 비판하시며 국정운영 방향의 전환을 제안하셨습니다. 본 청원은 43만 9,611명의 국민께서 동의해 주셨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 정책의 설계와 집행 등 전 과정에 걸쳐 각 분야의 전문가 의견뿐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청원을 통해 전해주신 의견도 잘 듣고 다시 한번 살피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고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등 5가지를 국정과제로 삼고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또 정책의 미비점이나 비판 등 세세하게 국민의 의견을 듣고 유연성을 갖고 현실에 맞게 정책을 보완하며 집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청원인께서는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의견을 주시며, 특히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내셨습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부동산 투기는 철저히 근절하고, 실수요자는 두텁게 보호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투기목적으로 단기 거래를 하거나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면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세제를 개편하는 한편,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 방안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 청년,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400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13만 명에 달합니다. 경제위축 또한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방역과 경제 모두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해 스스로 방역 주체, 경제 주체로 나서주신 국민 덕분입니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 또한 정부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국민께서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실 때 이뤄낼 수 있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답게,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이 열망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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